한·일주교교류모임 경주서 운동방향 모색… 19회는 내년 11월 日서 개최

▲ 한국과 일본의 주교들이 최근 경주에서 한·일주교교류모임을 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탈핵은 생명입니다”

전 세계에 원자력의 위험성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주교들이 가톨릭교회의 탈핵 운동의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경주에서 가져 눈길을 끌었다.

`탈핵`을 주제로 최근 3일간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제18회 한·일주교교류모임엔 한국 측에서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대구대교구장)를 비롯해 23명, 일본 측에서 주교회의 의장 이케나가 준 대주교(오사카 대교구장), 오카다 다케오 대주교(도쿄 대교구장) 등 18명이 참석했다.

특히 일본은 아직도 원전 사고로 인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으며 최근 한국에서도 영광과 고리 원전의 잦은 고장으로 원자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한·일 양국 주교들은 가톨릭교회의 탈핵 운동의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날인 13일 `한국의 원전 폐지를 위한 활동-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발표한 동해안탈핵천주교연대의 박홍표 신부(원주교구)는 현재 추진 중인 삼척 원자력발전소 입지 현황과 1982년부터 시작된 삼척 시민의 반핵 활동을 소개했다.

박홍표 신부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2010년 세계 평화의 날 메시지 “평화를 이루려면 환경을 보호하십시오”를 인용하면서 주민들이 깨끗하고 평화로운 환경 속에서 살고 싶다는 주민들의 호소와 함께 `탈핵은 정치가 아니라 생명`임을 강조했다.

둘째 날 오전에는 원자력 발전소의 문제점과 가톨릭교회의 탈핵 운동 방향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위원회 김혜정 위원장과 일본 난잔대학교 사회윤리연구소 마이클 시겔 신부의 강의가 있었다.

김혜정 위원장은 `한국 원전의 문제점과 현황, 탈핵 운동의 방향`을 주제로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한국과 전 세계의 원자력 산업 현황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 원전의 안전 문제와 관련해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과 함께 고리, 월성 원전 등 동해안의 원전이 활성 단층 위에 건설됐다는 점과 원전 반경 30㎞ 지역이 세계 다른 원전에 비해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다는 점, 주민들의 동의 없는 무리한 공사 강행 등을 지적했다.

또 후쿠시마 사고 이후 지속가능한 에너지법 제정 추진을 비롯한 시민 참여형 지속가능한 에너지 개발과 절전 등 한국의 탈핵 운동을 소개하면서 일본과 한국이 탈핵 운동 및 핵에너지 정책 전환을 통해 아시아 지역이 연대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 날 오전 양국 주교들은 그룹 토의에 이어 전체 회의를 했다.

한국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와 일본 주교회의 의장 이케나가 준 대주교는 2014년 한일주교교류모임 20주년을 앞두고 주교들이 양국의 신자들을 위해 노력하는 의미 있는 모임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하고, 제19회 한일주교교류모임은 내년 11월12~14일, 일본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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