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조사단 “10곳 중 9곳 불검출·1곳 극미량 검출”… 주민들 “믿을 수 없어”
낙동강 수질·지하수 안전 실내공기 질도 문제 없어

▲ 구미시 임천리 주민 박모씨가 민·관합동 환경영향조사단의 조사결과 브리핑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구미불산사고 민·관합동 환경영향조사단(단장 민경석)은 지난달 31일 구미코 상황실에서 불산 피해지역 환경영향평가 결과 현재 불산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 사고 26일 뒤인 지난달 22일 내린 비에도 낙동강 수질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아 하류지역 식수원인 낙동강의 수질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조사단은 지난 10월 22일부터 25일까지 피해지역 인근의 대기·수질·지하수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18일 국립환경과학원, 대구지방환경청과 경상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이 공동 조사·발표한 내용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또, 사고발생 이후 처음으로 비가 내린 지난 10월 22일 한천의 불소농도는 평균 0.10~1.3mg/L로 조사되었다며 사고 지역과 가장 가까운 한천의 경우 하수처리장 방류구 직하류 지점(한천 1km)이 최소 1.15mg/L, 최대 1.78mg/L, 평균 1.37mg/L이었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피해지역 주민대표와 주민대표가 추천한 전문가와 환경·시민단체 관계자 등 총 20여 명의 위원이 참여해 조사를 벌였다.

합동조사단은 피해지역 10개 지점을 대상으로 불소농도를 정밀측정한 결과 9개 지점에서 불검출되었고, 1개 지점에서 극미량만 검출되었다고 했다.

불소가 검출된 곳은 사고지점 인근 사업장으로 최대 검출농도가 0.003ppm으로 고용노동부에서 고시한 근로자건강보호기준 0.5ppm의 1/167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한편 조사단은 지하수와 실내공기 질 측정결과에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24일과 25일 양일간 채취한 지하수 지점 20개를 분석한 결과, 불소농도가 0.03~0.63mg/L로 모두 음용 지하수 수질기준 1.5 mg/L 이내로 확인돼 식수로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피해지역인 봉산리를 관통하는 소하천(사창천)은 평균 불소 농도가 3.41(2.61~4.70)㎎/L로 나타났다.

이처럼 사창천이 한천과 낙동강 본류에 비해 불소농도가 높은 것은 강우에 따라 피해 마을과 피해 농작물 등에서 불소가 유출됐을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이곳 외 다른 소하천(임천천, 몽대천)은 평균 불소농도가 0.62(0.11~1.13)㎎/L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3개 소하천의 고인물이 낙동강 지류인 한천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집수정(900㎥)에 저류시킨 후 하수처리장에 연계해 방류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내공기질의 경우 지난 10월 16일과 17일 15개 지점을 조사·분석한 결과, 모두 불소가 불검출되었다.

조사 지점은 사고지점과 인접한 원룸 8곳, 봉산리 주택 3곳, 초등학교 3곳, 은행 1곳이다.

그러나 토양 조사는 지하수 조사와 같은 날 82개 지점 시료를 채취해 현재 서울대학교 농생명과학공동기기원에서 분석중이다.

특히 이번 자연생태 조사는 사고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6km 이내와 4개의 하천(사창천·임천천·성 수천·한천)을 대상으로 총 7개 분야(식물, 조류, 포유류, 양서파충류, 곤충, 어류, 저서 무척추동물)에 대해 실시했다.

정부 대책반은 이번 조사는 주민들이 믿을 수 있도록 공정한 조사로 시료 채취 때 주민모니터링단이 함께 참관하고 또한, 조사·분석도 민간기관에 위탁하거나, 대구지방환경청과 민간기관이 교차분석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민경석 조사단장은 “신속한 조사도 중요하지만 주민과의 신뢰 형성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조사결과 발표가 다소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정부종합대책반의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고성을 지르는 듯 항의해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주민 박모(58)씨는 “불산 위험도 무섭지만 주민들이 정부 조사결과를 신뢰할 수 없는 불신이 문제이며 정부는 주민들이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는 조사결과를 내달라”고 요구했다.

구미/남보수기자

nbs@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