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 빠진 채 밸브 열어
경찰 “직원 과실” 발표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의 원인이 탱크 위에서 에어 밸브 개폐 작업을 하던 직원의 실수에 의한 사고로 밝혀졌다.

구미 경찰서는 9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달 27일 발생한 가스누출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일 최 반장 등 근로자 3명이 야외작업장의 불산 탱크 위에서 작업하던 중 원료탱크 에어 밸브의 손잡이를 열다가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특히 불산 원료탱크는 19.5도에서 기화하는 불산의 특성상 탱크 내 불산가스를 빼내는 에어밸브와 불산을 주입하는 에어 밸브 등 두 개의 밸브가 있다.

그러나 작업자들은 원액 주입 작업시 사전에 불산가스를 통과시키는 호스가 원료탱크 밸브에 제대로 연결됐는지 확인하지 않고 불산 주입 작업을 했다는 것.

안전한 작업을 위해 이 두 밸브의 손잡이를 순차적으로 여닫아야 하는데 에어밸브의 호스가 빠졌는지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 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숨진 작업자 3명은 사고 당일 오전 9시부터 20t짜리 탱크 두 개 위에서 불산을 빼내는 작업을 했으나 불산탱크 주입 작업을 할 때 탱크 1개당 통상 4~6시간이 걸려 근로자들이 급하게 작업을 하다 실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날 공장장 장모(47)씨는 위험한 작업을 하는 걸 알면서 충북 음성의 공장에 출장을 갔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안전관리책임자인 윤모(41) 대리는 작업 현장을 관리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구미경찰서 서운식 형사과장은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가내수공업 형식으로 위험하게 작업하는데도 회사 관계자들이 안전규칙에 신경 쓰지 않았고, 회사는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무리하게 인력을 줄여 공장장 혼자서 구미와 충북 음성의 두 공장을 모두 관리하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사고 당일 불산가스 누출 진화 과정에서 탱크에 물이 들어가 불산과 섞였기 때문에 남은 불산탱크도 위험하다”면서 “불산 공급처인 중국에 남은 불산을 반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미경찰서는 9일 오후 3시께 사고 당일 폐쇄회로(CC)TV를 공개한 뒤 CCTV 내 관련 기록을 바탕으로 공장 관계자들을 재조사한 후 위법사항이 드러나면 책임자들을 모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남보수·손창익기자

    남보수·손창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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