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구미·대구지역 일부 아파트서 가격역전 `기현상`
전세가율도 경북 74.3·대구 72.7% 전국평균 크게 웃돌아

▲ 매매가보다 전세값이 더 높게 계약된 포항시 북구 장성동 롯데낙천대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면서 포항, 구미, 대구지역 일부 아파트에서 전세가격이 매매가를 추월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6일 국토해양부가 조사한 아파트 실거래가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포항시 북구 장성동 롯데낙천대 아파트 전용면적 85㎡ 5층이 1억3천900만원에 팔렸는데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4층 아파트가 1억4천만원에 전세계약됐다는 것.

같은 달 포항시 북구 두호동의 산호녹원맨션 85㎡ 2층이 9천500만원에 팔려나간 반면 같은 면적 9층은 1억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신고됐다. 또 구미시 구포동 성원아파트 60㎡도 같은 달 실제 매매가격이 8천만원(1층)으로 전세가격 8천300만원(13층)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 달서구 본동 그린맨션 2차 85㎡도 지난 7월 전세가격이 1억2천500만원(10층)으로 같은 달 신고된 매매가격 1억2천만원(6층)을 500만원을 웃돌았다.

지방은 원래 전세보다 월세 공급이 많았는데 저금리 시대로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7천만~8천만원에 불과하던 이 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이 최근 1억~1억2천만원까지 급등하자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자 일부가 매매로 전환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행 조사결과 8월 현재 지방의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은 광주 77.1%, 경북 74.3%, 대구 72.7%, 울산 72.3%, 전남 71.6%, 전북 71.2% 등으로 전국 평균 61.7%를 크게 웃돌고 있다.

아파트값이 워낙 비싼 수도권에서는 이런 식의 가격역전이 벌어지기 어렵지만 1~2인 가구가 몰리는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에 한해 전세금이 매매시세에 육박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팀장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다보니 집주인들이 높은 임대료로 보상을 받고 싶어한다”며 “전세가 워낙 품귀라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어서 원래 가치보다 전셋값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