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기 전망 악화 현실화… 자구책 고심
자동차·건설 등 해외활로 개척·원가절감 총력

올해 하반기 국내 산업계의 수출과 채산성 등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각 기업마다 비상이 걸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최근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반기 경영 환경이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50.7%에 달했다. 수출도 42.3%가 정체, 25.2%는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계의 수출 실적은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지공장 증설에 수출지역 다변화까지=현대차와 기아차는 최근 연산 40만대 규모의 현대차 중국 3공장을 준공해 해외 생산능력을 국내 305만8천대보다 높였다.

해외 공장 증설은 국내 공장의 생산 감소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수출 대상국과의 통상 마찰을 피할 수 있고, 현지인이 선호하는 차종을 생산하기 쉽다고 업체는 전했다.

실제 8월 현대·기아차 해외공장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21.5%씩 늘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시추선 4척, 액화천연가스(LNG)선 6척, LNG 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1척을 수주하는 등 고부가 선종 수주 영업에 총력을 쏟고 있다.

◇CEO 해외현장 직접 챙기기=부동산경기 침체로 해외시장에 사활을 건 건설업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액은 370억달러로 연초 목표액 700억달러의 절반을 가까스로 넘긴 수준이다. 연말에 해외수주가 집중되는 특성을 고려해도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럽발 금융위기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자 중동 대형 프로젝트 계약이 속속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A건설사의 관계자는 “계약만 남겨둔 대규모 해외수주가 올해 들어 7건째 미뤄졌다”면서 “디플레이션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중동을 비롯한 `큰손`들이 돈줄을 꽁꽁 졸라매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고부가가치·차별화 전략 강구=상반기 대중국 석유제품 및 화학제품 수출물량이 줄어든 SK이노베이션은 아스팔트를 비롯한 고품질 화학제품의 수출 물량 확대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전 세계 16개국 26개 광구 4개의 LNG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석유개발 사업도 하반기 수출 확대 전략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윈도 8과 신규 스마트폰의 출시, 울트라북 시장 확대 등에 따른 수급상황의 점진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부가가치·차별화 전략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경쟁업체와 격차를 벌려나가는 불황 대응전략을 세웠다. LG전자도 제품 경쟁력 강화와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