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작은 봉사가 그들에게는 너무나 큰 도움이 됐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나니 왜 더 일찍 그들 앞에 나서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에 오히려 부끄러운 생각이듭니다”

자신의 생계를 꾸리기도 벅찬 하급직 공무원이 박봉을 쪼개 자신이 근무하는 지역의 1천여 장애우들의 보금자리인 장애인복지회관에 난방비를 지원하고 주말과 휴일,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해 수시로 장애우들의 손발이 되어 회관 청소와 시설물 보수에 나서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안강읍사무소 운전직을 맡고 있는 김종윤씨(57·지방기능8급).

김씨의 이 같은 선행은 7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오랫동안 읍사무소 관용차량 운전직을 맡아 눈을 감고도 경주 전체의 지도를 그릴 만큼 지역 실정에 밝다.

그런 그에게 어느 겨울날 칠평천 제방 밑에 외롭게 자리 잡은 안강 장애인복지회관이 목격됐다.

김씨는 이날 업무를 마친 후 회관이라는 명칭을 붙이기에 어색할 만큼 허름한 이 회관의 문을 열고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7~8평 남짓한 사무실내에는 추운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온기를 느낄 수 없었고 거동이 불편한 장애우들이 청소조차 되지 않은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고 한다.

순간 그는 “내가 이들을 돌보지 않으면 안된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 후 김씨는 추위가 다가오면 박봉을 쪼개어 장애우들의 손발을 녹여주었고 평상시에도 수시로 사무실을 찾아 청소를 해왔다.

이 같은 김씨의 장애우 사랑은 7년이 되도록 아는 사람이 없었고, 이번에 우연히 한 장애우를 통해 지역사회에 알려졌다.

김씨는 “자신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이곳을 한번쯤 찾는다면 장애우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들것이다”며 “약간의 시간과 물질을 내어 돕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며 겸손해 했다.

김씨는 “자신의 도움이 이들에게는 턱없이 모자라지만 앞으로도 힘이 닿는데 까지 이들을 돕겠다”며 “자신보다 더욱 큰 힘이 되는 개인이나 단체들이 이들에게 약간의 관심을 가져준다면 이들은 훨씬 밝은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경주/김성웅기자 su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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