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덜 깬 놈들

흔들어 깨우며 난로 위에 가만히 얹어 놓는다

어디서 온 걸까

동굴동글 굴러서 온 걸까

저희들끼리 옹기종기 소곤댄다

일으켜 세우면 저리 구르고

다시 일으켜 세우면 이리 구르고

돌아서 가는 놈을 잡아다 놓으면

다시 그 자리를 떠나려 한다

뭣 하러 왔노

오지를 말지

내일을 꿈꾸고 있었다

너희들만 생이냐고

피식거리며

감자는 타고 있는 것이다

각양으로 생긴 감자를 구우며 시인은 생의 진지한 반성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감자는 비록 굽히면서도 내일을 꿈꾸고 있다라는 말에서 시인의 강한 삶의 의욕을 느낄 수 있다. 옹송동송 모여 한 생을 이루어 가는 우리는, 우리를 이 땅에 보내준 절대자의 뜻을 가늠하고 최선을 다해 목숨의 값을 하고 가야 하지는 않을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