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예방 캠페인 벌이는 청하여자자율방범대원 이관순씨

▲ 청하중학교에서 피에로 복장을 이관순씨가 등교하는 학생을 안아주고 있다.
“피에로를 보고 오늘은 찡그리지 말고 스마일하세요. 스마일 뽕뽕”

형형색색의 가발을 쓰고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한 `피에로`의 등장에 청하중학교 학생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피에로는 아이들에게 사랑의 화살을 날리며 과감한 애정(?)을 표현했다.

피에로 복장을 한 채 학교 앞에 등장한 이는 바로 청하여자자율방범대원인 이관순(57·여)씨.

순찰복 두려워하는 아이들에 발상 전환

봉사활동복 갈아입으니 마음의 문 활짝

15년째 청하에서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 중인 이씨는 피에로 복장을 한 채 학교폭력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씨가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한 이유는 뭘까.

“지난달 초 캠페인 첫날 순찰복을 입고 아이들 앞에 섰어요. 그런데 절 보는 아이들의 눈빛에 두려움이 섞여 있는 거에요. 그래서 생각했죠. 아이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방법이 없을까 하고요”

이씨는 10여년 전 장애인과 어르신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마련했었던 피에로 옷을 옷장에서 꺼내 들고 다시 청하중을 찾았다. 낯선 모습의 이씨를 본 아이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어느덧 하나둘씩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 학생은 “예전에는 경찰복을 입으신 분이 있어서 무섭기도 했는데 피에로가 나타나니까 웃음이 난다”면서 “피에로 아줌마가 하트도 날려주고 이야기까지 들어줘서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씨가 피에로로 변신해 사람들의 마음의 문을 연 것은 10년전부터다. 장애인시설과 요양시설에서 목욕봉사 등을 하면서 무표정인 사람을 보고 이씨는 짙은 화장과 웃음을 자아내는 피에로가 되기로 결심했다. 비록 짙은 화장과 웃음을 자아내 우스꽝스럽지만 이씨는 사람들의 웃는 모습을 보면 자신이 더 행복하다고 했다.

이씨는 “한때 방황했던 아이가 지금은 구미에서 직장에 다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뿌듯했다”면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힘들거나 어려운 사람에게 따뜻한 말과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자율방범대원들과 함께 홀몸노인을 찾아뵙고 캠페인 등을 펼칠 계획이다”면서 “대한민국에서 무표정이 사라지기를 바라며 `피에로`를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혜영기자 ktlove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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