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정준양 회장, 업계 간담회서 언급
철강값 인상 간접 시사… 향후 추이 촉각

“이제는 철강이 조선보다 더 어렵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철강가격 인상을 간접적으로 시사해 주목된다.

정 회장은 지난 1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지식경제부 장관 초청 철강업계 간담회`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철광석과 유연탄 등 원료가격이 상승해 철강업계가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 회장은 “작년 연말에 조선업체와 간담회를 가졌는데 조선업체가(조선업 경기가) 제일 어렵다고 하면서 철강업체에 도와달라고 했는데 중소조선업체는 어렵지만 대형 조선업체들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재 상당수의 철강업체들이 1분기에 적자를 낸 것으로 알고 있을 만큼 철강업이 굉장히 힘들다”며 “100% 원료를 수입하는 철강업계는 수입업자들이 (원료) 가격을 올리면 이를 고객들에게 전가해야 하지만, 일본 중국 때문에 이를 시장에 전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철강 가격 인상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재의 가격 인상은 전자, 자동차, 후판 등 전방산업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그동안 가격 인상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왔다.

정 회장은 행사 시작 전 철강가격 인상을 건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다른 회사에서 말하면 모를까”라며 즉답을 피했고, “정부가 철강 가격을 결정하는 주체는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해 조선업계는 철강업계에 조선용 후판 가격 인하를 요구한 바 있다. 당시 한국조선협회 회장인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포스코를 찾아 정 회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격 인하 요청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용 후판 가격은 지난 4월 포스코가 거래 기준이 되는 베이스 가격을 t당 111만원으로 올렸으나 하반기 급격한 경기 악화로 시황 할인이 적용돼 왔다. 지난해 하반기에 90만원선에서 거래되던 조선용 후판은 올해 1분기 80만원초반대까지 인하된 상태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1분기에 하향세를 보이던 철광석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며 “적자폭이 커져 시황할인 폭 축소를 통해서라도 가격을 다시 올려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명득기자

    김명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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