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NO, 인플루엔자 YES (上)

▲ ○김성자 과장 (포항성모병원 호흡기내과)
흔히 독감이라고 하면 감기보다 좀 더 `독한 감기`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호흡기 질환으로, 다른 여러 바이러스에 의한 단순 상기도 감염인 감기와는 다른 질환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독감보다는 인플루엔자라고 부르는 것이 좀 더 정확할 것으로 생각된다.

인플루엔자는 갑작스런 고열, 두통, 근육통, 전신 쇠약감 같은 전반적인 신체증상과 함께 인후통, 기침, 객담, 비염 등의 호흡기 증상이 갑자기 시작되는 양상을 보인다. 인플루엔자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세계에서 발생하며, 계절구분이 있는 지역에서는 매년 겨울에 유행하고 있다. 인플루엔자는 전염성이 강하고, 건강한 사람에게는 업무상 차질을 일으키며, 노인이나 소아 및 만성질환자 등 면역력이 감소된 사람에게서는 합병증 및 사망률 증가를 초래할 수 도 있다.

◇인플루엔자의 종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B·C형 세 가지가 존재하지만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것은 A형과 B형이다.

B형은 사람에게만 병을 일으키나 증상이 약하고 항원변화가 적다. A형은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H항원과 N항원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게 존재하며 H항원은 15가지 아형이 있고 N항원은 9가지 아형이 있다. 이 중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항원의 종류는 H1, H2, H3와 N1, N2이다.

하지만 H또는 N항원은 계속 변화하며 이러한 항원변이를 통해 매년 지속적인 유행이 발생한다.

또한 H 또는 N항원 종류가 기존의 것과 전혀 다른 항원으로 바뀌는 항원대변이가 발생하는 경우 대유행이 일어날 수 있는데 최근 2009년 H1N1 인플루엔자, 즉 신종인플루엔자 대유행이 항원대변이가 발생한 예이다.

◇인플루엔자 원인과 증상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1~4일 정도이며 평균 2일이다. 대체로 증상이 나타나기 1일 전부터 발병 후 5일 정도까지 전염력이 있다. 하지만 소아에서는 인플루엔자를 남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기간이 길어 증상시작 후 7일까지도 전염력이 있을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전파는 인플루엔자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분비되는 호흡기 비말을 통해서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그러므로 주로 폐쇄된 공간에서 밀집되어 생활하는 사람들에서 비말감염이 주로 일어날 수 있으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건조한 점액에서도 몇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접촉하여 직접감염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전파를 막기 위해 증상이 있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예절 준수 및 손씻기의 생활화가 필요하다.

인플루엔자의 증상은 발열·두통·근육통·피로감 등의 전신증상과 함께 인후통, 기침, 객담, 비염 등의 호흡기 증상이 갑자기 시작되는 양상을 보이는데, 전신증상은 보통 수일 내에 회복이 되나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과 피로감 등은 2주 이상 지속될 수 있다. 복통·구토·경련 등도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환자가 느끼는 이러한 증상은 매우 다양해서 발열이 없이 호흡기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인플루엔자 진단과 치료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에 환자가 특징적인 임상증상을 나타내는 경우 인플루엔자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의 약 50%만이 인플루엔자의 전형적인 증상들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플루엔자의 확실한 진단을 위해, 호흡기 검체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하거나 바이러스 항원을 검출할 수 있다. 이 중 바이러스 항원을 검출하는 방법으로 신속 바이러스항원 검출법과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을 이용한 바이러스핵산 검출법이 있다. 신속 바이러스항원 검출법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단백을 검출하는 방법으로 신속하고 편리하나, PCR에 비해 민감도가 낮다. 하지만 실제 진료실에서 직접 검체를 채취하여 30분 이내에 진단함으로써 항바이러스 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바이러스핵산 검출법은 PCR을 이용하여 시행하며 민감도가 매우 높으나, 검체 간의 교차오염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며, 가격이 비싸고 검사결과를 얻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치료는 보존적 치료와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할 수 있다. 과거에 사용되었던 아만타딘(Amantadine), 리만타딘(Rimantadine) 등 M2억제제는 더 이상 효과가 없으며, 현재는 뉴라미니다아제(Neuraminidase)억제제인 Zanamivir(상품명 리렌자)나 Oseltamivir(상품명 타미플루)가 사용된다. 하지만 이 약제들은 임상증상 시작 48시간 이내에 투약 시 가장 효과적이다. 항바이러스제 투여 외에도 중요한 치료로는 안정, 수액치료 및 해열제투여 등의 대증요법 등의 보존적 치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