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급우들의 괴롭힘을 당하던 중학생이 투신 자살한 충격적인 사건으로 학생 폭력 대책이 논의되고 있는 중에 한 고교생이 수업중 여교사에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 학교는 “학생간 폭력이 아닌 학생과 교사간의 문제로 매뉴얼이 없었다”며 문제 해결보다는 사태를 호도하거나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있다.

교사, 정신적 공황상태… 타시도 전출 희망

학교, 대구시교육청에 보고 안해 은폐 의혹

대구시 북구의 이 고교 교사들에 따르면 지난 9일 이 학교 2학년 A(17)군이 보충수업을 받던중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다 여교사(29)에게 휴대폰을 압수당했다.

A군은 수업이 끝난후 교실문을 나서는 교사를 향해, 휴대폰을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교사는 1주일 뒤에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A군은 계속 휴대폰을 돌려달라고 떼를 썼고, 교사는 A군의 어머니와 통화해 휴대전화 압수 사실을 알렸다. 교사가 교실밖을 나가려고 하자 A군은 접이식 칼을 교사에게 던졌고 이 칼은 출입문 창가를 맞고 바닥에 떨어졌다.

또다시 칼을 집어든 학생은 교사를 위협했고, 교사는 `셋을 셀 동안 칼을 치워라`고 타일렀다. 이때 이곳을 지나던 학생들이 A군을 제지해 사건은 일단락 됐다.

이번 사건의 충격으로 심한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진 5년차의 이 교사는 타시도 전출을 희망하고 있다.

학교측은 A군에 대해 4차례에 걸쳐 상담을 실시해 정신과 치료를 필요로 한다는 소견을 받아냈다.

A군은 초·중학생때 급우들로부터 놀림을 당했고, 이때 흉기를 보여주자 급우들이 덜 괴롭혀 이후 흉기를 소지하고 다녔던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측은 A군을 경북 지역으로 전학조치 시키려 하고 있고, A군의 부모도 동의한 상태다.

하지만 문제가 불거졌음에도 학교측은 교육청에 보고조차 하지않아 사태를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있다. 이에대해 학교측은 “학생과 학생의 폭력은 매뉴얼대로 바로 교육청에 보고하기로 돼 있으나, 이번 일은 학생과 교사간의 문제로 보고 매뉴얼이 없었다. 또 사건당일 교장, 교감 등이 연수나 출장중이어서 즉시 사태를 파악 못했고, 이후 사건의 전말을 알고 보고하려 했었다”고 해명했다.

대구시교육청은 17일 이 학교에 대해 긴급감사반을 투입, 가해 학생과 피해 교사에 대한 학교측 대처가 타당했는지 등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이고 사건 은폐 사실이 드러날 경우 관계자를 문책할 방침이다.

한편 대구 북부경찰서는 해당교사와 학생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경찰은 17일 이 학교의 학생부장교사 등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했고, 교사가 심리적 안정을 찾는대로 정밀조사에 착수, 진상을 파헤칠 계획이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