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의원의 제19대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12일 열린 `제183회 포항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됐다.

시민 혈세를 받으면서 소임과 소신은 무시한 채 당의 이익과 사욕 채우기에 급급한 의원들의 몰지각한 행태에 시민들은 비난을 쏟아냈다.

지난달 30일 `제183회 포항시의회 제2차 정례회`를 개회한 포항시의회는 본회의장에서 시정질문을 했다.

`의회의 꽃`으로 불리는 시정질문은 의원들이 지자체 사업에 대해 질문하고 지자체장 등 집행부(지자체) 관계자들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1년에 두 번 시행된다.

그러나 이날 열린 시정질문에는 전체 의원 32명 가운데 무려 11명이 불참했다.

불참한 의원들은 지난 11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상득 의원 지역구인 남구 중심의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

이날 의원들은 이상득 의원 총선 불출마 선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한나라당 포항남구당사로 몰렸다.

이에 따라 본회의장에 마련된 의원석 곳곳이 텅텅 비었고 이 같은 광경은 오후까지도 계속돼 `반쪽자리 의회`가 초래됐다.

이날 시정질문 과정을 지켜본 포항의 정치 관련 시민단체 회원 박모(47·북구 장성동·여)씨는 “평소와 달리 오늘 본회의장 의원석에 자리가 텅텅 비어 있어 의아했다. 뒤늦게 이상득 의원의 총선 불출마와 관련돼 자리를 비운 것을 알았다”면서 “2차 정례회는 포항시의 내년도 예산을 결정하는 의회 1년 일정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 결국 의원들이 본연의 임무는 뒤로하고 개인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방청객 이모(45·북구 양덕동·여)씨도 “올 초부터 회기가 있을 때마다 방청으로 하고 있는데 오늘 같은 광경은 처음이다”면서 “시민 혈세를 받는 의원들이 임무는 뒷전인 채 사욕을 앞세우는 것은 시민을 무시하는 심각한 처사다”고 지적했다.

야당도 비난의 목소리를 올렸다.

민주당 포항시남구·울릉군지역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연말 정례회는 어느 때보다 의정 활동에 집중해야 하는 기간임에도 포항시의원들이 의회일정을 소홀히 하고 당에 과잉충성하는 `쇼`를 보였다며 맹비난했다.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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