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어 나온 디스크 조각 중추 신경 척수 압박
팔의 마비 올수도… 치료 시기 늦추지 말아야

작년 12월 초 일요일 저녁 40대의 여성이 왼쪽어깨와 팔의 혈관이 터질 듯한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본원 응급실을 찾았다.

환자는 5일 전 부터 어깨와 팔의 통증이 생겨 인근병원에서 근육통으로 진단받고 치료받았으나 통증은 호전되지 않고 점점 심해짐을 호소하고 있었으며 팔을 들어 올릴 때 약간의 마비증상으로 한의원에서 맞은 침 때문에 팔에 피멍이 심하게 들어 있었다. 통증이 너무 심하여 자신의 팔이 부분적으로 마비된 줄도 모르는 상태 이었다.

진찰 결과 경추추간판탈출증이 강력히 의심되어 경추MRI를 응급으로 촬영하여 확인한 결과 목디스크에서 튀어나온 수핵이 팔로 가는 신경을 심하게 압박하고 있고 이로 인한 팔의 마비가 있어 응급수술이 필요했다. 하지만 환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피하고 퇴원하였다. 하지만 2주 뒤 환자는 팔을 들 수 없을 정도의 마비가 진행되어 다시 내원하여 수술치료를 받았다.

경추 추간판 탈출증으로 인해 어떤 증상이 생기는 지에 대해서 단계별로 알아보자

◇제1단계

경추부에 국한되어 목의 통증이 생기며 신경학적 증상이 전혀 없다. 통증은 수시로 있거나 가끔 간헐적으로 온다. 거의 대부분 기계적 요소에 의해서 통증이 악화된다.

◇제2단계

목의 통증이 아래로 번지나 어깨, 팔 위쪽만 불편해 팔꿈치를 넘어가지 않는다. 신경학적 증상은 없다.

척수에서 나오는 신경근이 압박을 당해 팔 위쪽까지 신경통이 뻗칠 수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경추 추간판의 내부장애증, 혹은 섬유테, 인대 같은 조직에서 생기는 연관통이다.

◇제3단계

통증이 팔꿈치를 넘어서 앞팔, 손목, 손가락까지 뻗치며 신경학적 증상은 없다. 대부분 팔로 가는 신경근이 특정하게 압박되어 통증이 나타난다.

◇제4단계

통증이 팔꿈치 아래팔부터 손가락까지 뻗치면서 신경학적 증상이 있다. 튀어 나온 디스크 조각에 의해 특정 신경근이 압박되면 팔의 특정근육이 약화된다든지, 팔의 특정 부위의 감각이 저하된다.

튀어 나온 디스크 조각에 의해 중추 신경인 척수가 압박되면 혹은 하반신/사지 마비, 대소변/성기능 장애가 생긴다.

단계별 증상이 다르듯이 치료방법도 다음과 같이 달라진다.

제1·2단계의 증상은 약물치료, 물리치료, 통증 주사를 포함한 보존적 치료로 좋아질 수 있다. 제3단계의 가벼운 증상도 보존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으나 증상 기간이 오래되거나 통증이 아주 극심해서 일상생활이 힘들 경우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

제4단계의 증상은 수술적 치료가 대부분 필요하다. 왜냐하면 터진 디스크 조각에 의해 신경근 혹은 척수가 압박되어 생긴 신경학적 증상은 디스크 조각을 제거해 주는 수술을 받지 않으면 마비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

또한 제거시기가 늦어지면 수술을 해도 소용이 없다. 제4단계의 증상이 발생시 지압, 척추 교정, 수기 물리치료를 받게 되면 더 큰 마비가 올수 있다.

앞서 소개한 환자의 사례처럼 수술시기를 놓치면 마비가 더 심해지고 수술을 해도 회복이 더 어렵다. 결국 소 잃고 외양간만 고치는 격이 된다.

한 가지 덧 붙혀 얘기하면 경추 추간판 탈출증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첫째, 척추외과 전문의와의 자세한 진찰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환자중심적인 올바른 상담이 필요하며 둘째, “ 수술해야 되는 것은 받드시 하는 게 좋고, 하지 않아도 될 것은 절대로 하지 말라” 는 의사의 올바른 철학과 이에 대한 환자의 절대적 신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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