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전문의 진료로 응급환자 30분 안에 수술
1천여명 뇌출혈·뇌경색 치료… 성공률 97% 달해

국내 처음이자 유일하게 뇌·척추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에스포항병원(병원장 김문철)이 10일 개원 3주년을 맞았다.

그런데 올해 이 병원의 개원 기념일은 의미가 남다르다.

그동안 이 병원이 표방해 온 뇌·척추질환 전문병원을 최근 정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그동안 국내 많은 병원이 진료과목에 `전문`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사실상 정부가 공식 인증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올 10월부터 의료기관의 특정 질환과 진료과목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전문병원제도`를 도입했고 여기에서 에스포항병원이 `신경외과 전문병원`인증을 받았다.

이 병원에서는 그동안 20만여명이 진료를 받았고 이 중에서 수술 환자는 3천여명에 이른다.

진료과목이 다양한 종합병원급이 아닌 일반 병원급 의료기관으로써는 주목할 만한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급성장 배경은 `탁월한 위치`

에스포항병원은 이처럼 개원 3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국내 최초 신경외과 전문병원으로써 입지를 확고하게 굳혔다.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의료기관이 확실히 자리를 구축하려면 우수한 의료진과 첨단장비 등을 꼽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병원에는 좀 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탁월한 위치다.

이 병원 개원을 준비하기 전에 주변에서는 성공여부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국내에 없는 병원 형태인데다가 병원 위치도 환자 대부분이 대도시로 유출되는 중소도시이기 때문이다.

포항 인근에는 경북동해안권의 영덕과 울진이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이 서울뿐 아니라 대구나 부산 등 대도시로 나가려면 반드시 포항을 거쳐야 한다. 환자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포항의 종합병원이나 포항을 거쳐 대구 등 대도시로 가야 한다.

뇌질환은 1분 1초에 따라 생사 여부가 갈리는 응급질환이다. 그래서 대도시로 이동하는 동안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길목인 포항에 뇌질환 병원을 개원했고 경영진의 판단은 적중했다.

김문철 병원장은 “기존의 종합병원에서 신경외과 진료를 하지만 많은 환자를 감당하기에 규모가 작았고 그러다 보니 응급환자들이 대구로 이송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점을 예의주시해 제대로 된 진료조차 받지 못하고 소중한 생명을 잃는 환자들을 위해 포항에 뇌질환 전문병원을 개원했다”면서 “우리 병원은 24시간 전문의가 진료하기 때문에 응급환자가 도착하면 30분 안에 수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수 의료진·첨단장비 등으로 구성된 `고급 의료서비스`

우수한 의료진과 상급병원(대학병원) 수준의 최첨단 장비는 이 병원의 비밀병기다.

이 병원은 김문철 병원장을 비롯해 8명의 우수한 신경외과 전문의를 영입했으며 이 의료진들로 `24시간 전문의 진료`시스템을 만들었다.

때문에 응급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전문의를 통해 30분 안에 검사를 받고 곧바로 수술을 받을 수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지금까지 1천여명이 뇌동맥류 및 뇌출혈·뇌경색 수술을 받았다. 특히 치료성공률도 국내 유명대학 병원 수준인 97%에 달한다.

또 지난 8월에는 일반 CT보다 방사선 피폭량이 40% 적은 최첨단 저방사선 CT를 도입했다.

이 기기는 일본 필립스사가 제작·납품한 것으로 일관되고 선명한 영상으로 보다 정확하고 포괄적인 진단 정보를 제공하고 기존 장비보다 같은 검사 부위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검사 중 환자의 호흡이나 움직임으로 인한 흔들림을 최소화 해 이전보다 훨씬 뛰어난 고화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으며 검사와 동시에 실시간 3차원 영상을 구현해 인체 내부의 해부학적 구조를 실물을 보듯 관찰할 수 있다.

특히 기존 CT보다 검사 시간이 짧아 환자의 불편함과 방사선 피폭량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응급 환자에게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척추 진료는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가급적이면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에 중점을 두고 있다.

치료 경험이 많은 대학병원 출신의 전문의가 불필요한 수술을 줄이고 각 환자의 특성에 맞춰 신경통증치료·물리치료 투약 등 최적의 치료방법을 하고 있다.

◇이웃사랑도 실천

에스포항병원은 이웃과 환자 사랑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지난해 11월 지리적인 조건으로 의료혜택을 받기 힘든 울릉도 주민들을 위해 무료 진료행사를 하는 등 관내 지역을 돌며 무료 진료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입원환자들을 위해서는 전시회, 체육대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고 있다.

병원 1층 로비에서 환자와 가족·시민들을 위한 `야생화 전시회`를 개최하고 놀이를 통한 운동치료를 위해 팔씨름·간이볼링 등 다양한 종목의 경기로 체육대회도 열고 있다.

개원 기념일인 10일에는 가을 음악회를 연다.

음악회는 이날 외래 진료가 끝난 저녁 7시 1층 로비에서 열리는데 문진오·박창근 밴드·이수진·이지상 등 가수를 초청해 가을에 맞게 대중들의 귀에 익은 포크송 위주의 공연이 2시간 동안 열린다.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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