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 치료 등 다양한 임상적 용도로 쓰이는 인간혈청단백질 알부민(HSA)을 유전자 변형 벼(쌀)로 만드는 실험이 성공을 거두었다고 AFP통신 등이 최근 보도했다.

HSA는 인간 혈액에 들어 있는 단백질로 과다출혈에 따른 쇼크 방지, 간경화에 의한 체액저류(복수)와 중화상 치료, 백신-약물전달 수단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지만 인간의 혈액에서 추출해 쓰기 때문에 항상 공급이 달린다.

중국 우한(武漢) 대학, 캐나다 국립연구소, 미국 올버니 대학 기능유전체학연구소의 공동연구팀은 유전자 조작으로 HSA과 같은 알부민이 많이 함유되게 한 벼에서 쌀 1kg당 2.75g의 HSA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우한 대학의 양다이창(Daichang Yang) 박사가 밝혔다.

특수 정제과정을 거친 이 알부민은 인간의 혈액에서 채취한 알부민과 똑같은 분자량, 결정구조, 분자결합자리를 갖추는 등 생화학적으로 동일한 특징을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또 간경화 모델 쥐에 투여한 결과 HSA와 같은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등 기능적으로도 차이가 없었다.

동물을 이용한 면역원성 시험에서도 쌀로 만든 재조합 알부민을 투여했을 때 HSA와 비슷한 면역반응이 나타났다.

쌀로 만든 재조합 알부민은 실용화에 앞서 많은 임상시험을 거져야 하지만 비용효율적이고 안전해 세계적으로 점증하는 HSA 수요를 대체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인간 혈액에서 채취한 알부민은 수혈 시 간염이나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 가능성이 있다.

쌀로 만든 재조합 알부민은 이러한 위험은 없지만 쌀이 세계적인 주식인 만큼 식량-환경 오염의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벼는 자가수정 작물이기 때문에 유전자변형 벼 품종이 재래 품종을 오염시킬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연구팀은 말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10월31일자)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