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혈액투석을 하고 있는 신장질환자는 해당 병원의 혈액투석 능력을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보건복지부가 인공신장실이 있는 전국의 의료기관을 조사한 결과 4곳 중 1곳만 인력이나 장비·운영상태 등 시설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인공신장실을 운영하는 전국 610개 의료기관을 평가한 결과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평가를 받은 의료기관은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 44곳과 종합병원 168곳, 병원 88곳, 의원 310곳이다.

보건복지부 등은 혈액 투석 전문 의사 비율과 의사(또는 간호사) 1인당 하루 평균 투석 횟수, 응급장비 보유 여부, 혈액 투석용수 수질 등 치료환경 부문, 혈액 투석 적절도, 혈관협착 여부, 정기검사 여부 등 11개 항목으로 평가를 했다.

그 결과 평가 대상 의료기관 중에서 145곳(23.8%)만 1등급 평가를 받았다. 1등급 평가를 받은 의료기관 가운데 상급종합병원은 22곳, 종합병원은 49곳, 병원은 5곳, 의원은 69곳이다.

2등급을 받은 의료기관은 195개, 3등급은 155개였으며 개선이 필요한 4등급과 5등급 기관은 각각 68개, 47개에 달했다.

낙제점인 5등급 평가를 받은 기관 47개 중에는 종합병원이 5개, 병원 17개, 의원이 25개였다.

특히 2009년도 평가 당시 5등급을 받았던 24개 기관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1개 기관은 이번 평가에서도 여전히 최하위 등급을 유지해 집중적인 개선활동이 필요하다고 심평원은 지적했다.

의사나 간호사 1인당 하루 평균 투석횟수는 의사가 평균 22.7회, 간호사가 4.5회였다.

혈액 투석 전문가 단체는 적정의료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1인당 하루 최대 투석횟수를 의사 50회, 간호사 6.5회로 정하고 있는데 이 횟수를 초과하는 기관이 각각 22개(의사)와 45개(간호사)에 달했다.

특히 의사 1인당 하루 투석횟수가 100회를 넘는 기관도 2개나 있었다.

그러나 혈액 투석 중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혈액투석실 전용 응급장비 보유기관 비중은 81.7%로 2009년 평가 당시의 63.4%에 비해 18.3%포인트 상승했다.

동정맥루 협착증 모니터링 충족률도 93.0%로 전년의 80.6%에 비해 상당히 개선됐다.

심평원 관계자는 “혈액 투석을 해야 하는 만성신부전증 환자는 뇌졸중, 심장질환, 감염 등으로 사망하거나 각종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치료 기간에 삶의 질 문제가 크기 때문에 의료기관의 적절한 환자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혈액 투석 환자는 총 5만8천232명으로 5년 전인 2006년에 비해 각각 31.9% 늘었으며 총진료비는 1조3천643억원으로 60.7%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혈액투석기를 보유한 의료기관은 545개에서 710개로, 투석기는 1만410대에서 1만4천804대로 늘어났다.

평가결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 공개하고 있다.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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