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과 석유제품이 반도체를 누르고 우리나라 수출 1, 2위 품목에 `등극`했다.

전통적인 수출역군 역할을 한 반도체와 휴대전화, 액정장치 등 IT제품은 해외 판매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뒷걸음질치고 있다.

22일 관세청이 밝힌 올해 1~7월 품목별 수출 동향에 따르면 선박이 361억2천800만달러어치 수출돼 반도체를 제치고 2009년 이후 2년만에 최대 수출 품목에 자리했다. 선박 수출액은 작년 연간치(372억달러)에 바짝 다가선 것이어서 연말에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감을 높였다. 석유제품은 295억6천800만달러어치를 팔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수출액이 무려 70% 이상 급증했다.

관세청은 “유가 상승으로 수출단가가 상승한데다 업체들의 꾸준한 기술개발 및 상품 다원화, 수출지역 확대 노력 등이 결실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는 231억2천100만달러로 석유제품에 이어 3위를 기록했고 반도체(292억5천100만달러)와 액정디바이스(157억3천300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반도체는 메모리 단가 하락의 영향으로 지난 4월부터 수출액 기준 마이너스 성장을 해 작년 1위(연간 수출액 379억달러)에서 4위로 주저앉았다.

특히 수출액 감소폭이 4월 -0.9%, 5월 -4.8%, 6월 -3.9%, 7월 -11.8%로 점차 커지는 추세이다. 더욱이 자동차의 수출증가 속도(28.7%)가 빨라져 올해 처음으로 수출품목 순위에서 자동차에 역전당했다.

2009년 수출 2위 품목에 이름을 올렸던 무선통신기기는 스마트폰시대가 도래하면서 애플의 아이폰에 시장을 잠식당해 자동차 부품(133억4천400만달러)에 이어 올해 7위(113억2천100만달러)로 밀려났다.

액정디바이스는 간신히 5위권을 유지했지만 단가하락의 여파로 지난 2월 이후 6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를 이어갔다. 더욱이 액정디바이스는 수출 감소 속도가 2월 -1.4%, 4월 -6.7%, 6월 -9.1%, 7월 -21%로 빨라지는 추세다.

관세청 관계자는 “앞으로 전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예상돼 전통적인 수출품목의 순위가 시장 상황에 따라 자주 뒤바뀌게 될 것”이라며 “특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IT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성장둔화세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