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신객원 논설위원로타리 코리아 차기위원장
비디오나 인터넷이 그랬듯 3차원 입체 영상이라는 최첨단 영상기술에 속도감 있게 달라붙은 신업종은 역시 포르노다. 3D영상은 더 야하게, 더 잔혹하게 화면을 습격하고 있다.

백남준의 예술세계처럼 아리송하고 혼란한 틈바구니에서 기품 있고 실력이 뒷받침되는 숙녀로 자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대다수 어른들은 알고 있다.

일부 케이블 텔레비전 심야 프로그램은 포르노에 가깝다. 정부간섭을 심하게 받는 다고 할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사도 한몫을 단단히 한다. 이미 노골적인 생리대광고나 풍만한 가슴을 실체로 드러내놓는 브래지어 CF는 참을만한 지경이 돼 버렸다. 유명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노골적으로 채팅 유혹방법을 쓰는 것은 이제 예삿일이 아니다. 신문 만화만 들추면 그림 같은 호텔에서 섹스를 풍자하는 만화가 널려있고 글속의 묘사는 사실보다 더 충격적이다. 이런 어지러움의 세계에서 부모나 선생님이 말하는 순결, 도덕성이 먹혀 들어갈까.

대한민국은 성법죄 공화국? 이라는 신문제목이 스스럼없이 등장하는가하면 전자 발찌란 것도 허술하기 짝이 없는 물건이 됐다. 보다 못한 당국은 성범죄자가 사는 곳에는 우편편지를 보내는 초강수를 두기 시작했으나 그 효과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이 이만큼이나 바르게 성장하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미국의 포르노 시장 실태를 한번 살펴보면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는 이 시대의 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잡지를 통해서 은밀하게 접근하던 포르노가 인터넷의 발달로 생활 깊숙이 침투한지는 꾀 오래됐다.

미국의 포르노 사이트는 전체 웹의 10%가 넘는 4백만 개가 넘는다고 한다. 미국의 성인들 가운데 4천만 명쯤이 정기적으로 포르노 사이트를 방문하니 가히 포르노 천국이 돼 버렸다. 야구장을 찾는 사람의 몇 배가 된다는 수치다. `차타레이 부인의 사랑`을 숨어서 읽었던 세대들에게는 지극히 충격적이다. 바쁘고 이상적인 생활을 하는 척하면서 혼자의 공간이 되면 포르노에 빠져드는 게 미국의 현실이 됐다. 더욱이 미국의 이런 사이트는 세계로 퍼져나가 남녀 가릴 것 없이 수시로 방문, 다운로드를 받아간다는 것이 더 놀라운 사실이다. 태국의 젊은층 70%가 이런 사이트를 방문한다고 한다. 물론 일본·한국·홍콩 등 아시아 여러 나라 가운데 인터넷 발전 속도가 빠른 국가일수록 비례한다는 것.

100억 달러가 넘는 포르노 산업이 미국의 유망산업이 되었으니 규제는 물 건너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추악한 실태를 품고 있는 미국 국무부가 낸 보고서에는 한국을 인신매매국으로, 또 점점 많은 한국 10대들이 성 착취를 당하고 있으며 95%이상은 인터넷을 통해 중개된다고 최근 발표했었다.

문제는 인터넷이 아니라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포르노를 볼 날이 올 것으로 우려했는데 우리나라 스마트 폰에도 벌써 등장했다.

우리나라 인터넷의 발전은 도박과 포르노가 한몫 끼워들었다는 말이 갈수록 실감나는 세상이 됐다. 인터넷 강국, 휴대폰 강국에서 포르노 시대의 자화상은 어디쯤 갔을 까.

애인대행 사이트가 수두룩하다. 포르노에서 싫증이 나면 애인대행 사이트를 찾는다고 한다. 이런 물결을 타고 성매매는 우리농어민 생산력과 맞먹는 24조로 추정될 만큼 커져 버렸다. 어느 단체는 “성인용 어플의 무분별한 양산은 IT시장의 어두운 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증거”라며 정부가 나서서 어플 내용을 잘 감시해야 실효성이 발휘될 것”이라며 업계와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다시 노출의 계절이 왔다. 여성들이 입는 치마길이와 성범죄는 비례되는데 젊은 여성들의 치마길이는 더 짧아지는 것 같다. 거리에서 본 충동을 참지 못하고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는 그 다음 수순은 뭘까. 여성 옷차림 노출 도는 40%가 가장 보기 좋다는 영국 대학의 여론 조사는 음미해볼만하다. 민소매 수준이 40%, 이 수준이 넘으면 헤프게 보이고 포르노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충동 범죄의 현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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