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남부경찰서는 25일 A씨(52)를 살인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A씨는 24일 새벽 1시50분쯤 포항시 남구 자택에서 술에 취해 욕설을 하는 손아래 동서 B씨(51)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동서가 술에 취해 찾아 와 처제(B씨의 아내)와의 별거 문제로 얘기하던 중 말다툼이 벌어졌다”고 진술했다.

숨진 B씨는 지난해 3월 상금 15억9천여만원의 로또에 당첨됐으며, 가정불화를 빚어 아내와 별거 및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었고 A씨에게 당첨금 중 4천여만원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로또 당첨과 이번 사건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술에 취한 B씨를 집으로 돌려보내던 중 말다툼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A씨를 상대로 사건 경위를 추가 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두고 주변에서는 “로또복권 당첨 일년여 만에 저같은 불행을 당해 참 안타깝다”며 “혹시 로또가 불행의 씨앗이 됐을지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다.

로또복권 당첨 이후 가정불화가 자주 일어났다는 것이다. 한 주민은 “B씨가 당첨 이후 처가와 사이가 매우 나빠진 것으로 안다. 위자료 문제 등으로 근래에 자주 고성이 오갔다”고 말했다.

고액 복권 당첨자가 불행해지는 경우는 국내외적으로 드물잖게 보도되는 일이기도 하다.

국내 경우 2009년 10월께 강도상해 혐의로 수배를 받던 한 20대 후반의 절도범이 도망 중 산 로또복권이 1등(14억원)에 당첨됐지만, 도박 등 방탕한 생활로 3년여만에 다시 절도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2008년 11월에는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남편의 로또복권 당첨금을 자기 명의 계좌에 보관하다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김모(39·여)씨에게 징역 1년6월이 선고되기도 했다. 당시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의 남편은 2005년 11월 당첨금 27억3천여만원의 로또 복권에 당첨돼 세액을 공제한 18억8천여만원을 김씨 명의로 분산해 예치했다. 하지만, 김씨는 남편의 반환 요구에도 돈을 돌려주지 않고 버티다 결국 남편에 의해 고소당하는 불행을 맞았다.

나눔로또 차승현 홍보팀장은 “고액당첨이 됐을 때 좀 더 신중하고 가치있게 돈을 쓸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웃과의 나눔을 먼저 생각하면 오래오래 행복을 지속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현기자 sh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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