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화제2사회부장
일본은 지난달 11일 오후 일본 동북부 해안을 강타한 지진과 쓰나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로 이어지는 미증유의 국난을 겪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도 일본은 지난달 30일 `독도는 일본 땅으로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했다.

나라가 침몰 위기에 처해 있지만, 한국 영토인 독도를 빼앗겠다는 국가의 목표를 향해 한치의 망설임도 없다. 오히려 더 치밀하고 집요해 졌다.

일본 지진 발생 초기에 쓰나미와 핵 재앙의 공포에 맞서는 일본인들의 질서의식과 침착성, 인내심, 상대방에 대한 배려 의식에 전세계가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역사왜곡과 독도 야욕에서 드러난 일본의 국민성은 철저하게 꾸며진 가식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대지진 참사를 보고 가장 먼저 구원을 손길을 내민 이웃 나라 한국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었다. 되려 독도에 시설물 설치 설치를 중단하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방사성 오염물질을 바다에 배출하면서 인접국 한국에 미리 알리고 양해를 구하는 기본적인 예의도 없다. 뻔뻔스럽고 무례하기까지 하다. 이런 일본이 어떻게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식이 있다고 찬사를 받는지 이해할 수 없다.

독도 찬탈 야욕을 드러낸 일본의 국민성은 마치 야차를 보는 듯 섬뜩하다. 일본 국민성은 사무라이 정신(무사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일본은 700여 년간 사무라이 집단이 지배계급을 형성하며 용기와 명예, 국가나 집단을 위한 충성을 목숨보다 중히 여기는 무사도를 정립했다. 불명예나 패배를 당했을 때 할복자살을 택하는 것이 제도화되었다. 무사집단은 강한 집단주의적 경향을 띠게 되고 이는 공(公=국가, 집단, 권력)을 위해 사(私=개인, 혈연)의 희생을 요구한다. 이를 무사집단의 도(道)로 승화시켰고 오늘날 일본인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고 이번 대지진 현장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쓰나미에 떠내려가는 자식의 죽음을 직접 보고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일본 여인의 강한 절제와 냉혹함 역시 무사도로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일본의 국민성은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기 나라 안에서 저들만의 규율로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본의 국경을 벗어나면 아주 호전적인 야수로 돌변한다. 이미 우리는 임진왜란과 2차 세계대전을 통해 경험했고 이번 대지진과 독도 교과서 검정 발표에서 일본의 상냥한 미소 뒤에 숨겨진 간교한 야수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은 이제 왜곡된 역사내용을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 기록해 후손들에게 과거 전범의 역사를 정당화시키고 역사적으로나 실효적으로나 명백한 한국땅이 분명한 독도마저 빼앗아야 할 자국 영토라고 못박았다.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사무라이의 망령이 야차로 되살아나는 것 같아 소름이 돋는다. 사무라이 정신으로 무장한 일본인들의 집단 광기가 독도를 표적으로 삼았다면 우리로서는 예삿일이 아니다.

그런 일본을 위해 우리는 지금 `간바레 닛폰(일본 힘내세요)`을 외치며 일본 대지진 성금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세계 인류애의 발로라는 명분과 국제적으로 어려운 국가를 돕는 원조국가라는 국격 상승, 일본에 대한 민족 우월성 및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등의 효과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왠지 마음이 편치않다. 일본 교과서 검정 발표가 나던 날, 우리나라는 동남권신공항 입지 선정문제에 빠져 있었다. 일본이 독도를 빼앗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는데 국가 지도자들은 6조원 짜리 신공항을 놓고 싸움을 벌이느라 독도는 안중에도 없었다. 어떻게 사무라이와 맞설는지 걱정스럽다.

후손들에게 우리 땅 독도를 지켜내지 못한 못난 선조로 지탄받지 않을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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