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m 은메달… 아시안게임 일정 마감
주무기 200m·400m 집중 등 숙제 남겨

`이제는 런던이다!`

박태환(21·단국대)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대회 때 부진을 털어내고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제 다시 시작이다. 광저우는 런던으로 가는 경유지였다.

박태환의 목표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베이징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이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고, 자유형 200m에서는 은메달을 수확하며 한국 수영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썼다. 18일 자유형 1,500m와 혼계영 400m 경기를 끝으로 광저우 아시안게임 일정을 마친 박태환은 19일 경영대표팀과 함께 귀국해 일단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박태환이 지난해 로마 세계대회에서 부진하자 특별강화위원회를 꾸려 부활을 도운 대한수영연맹은 박태환의 향후 훈련 계획 마련에 들어간다.

내년에는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세계적 맞수들과 간접적 비교는 해봤지만 내년 세계선수권대회는 런던 올림픽 판도를 예상해볼 좋은 시험대다.

첨단수영복 퇴출 이후 처음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라는 점에서 관심이 더 크다.

올해 1월부터 마이클 볼(호주) 코치의 전담 지도를 받은 박태환은 볼 코치와 계속 호흡을 맞추면서 세계선수권대회와 런던 올림픽을 준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호주 올림픽 대표팀을 두 차례나 이끌었던 세계적 명장 볼 코치는 박태환의 재기에 큰 힘이 됐다.

볼 코치와 계약은 이번 아시안게임으로 끝났는데 재계약은 유력하다.

볼 코치를 영입한 박태환의 후원사 SK텔레콤스포츠단은 “재계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계약을 연장하면 런던 올림픽까지 볼 코치에게 박태환을 맡길 공산이 크다.

하지만 훈련 방식을 놓고는 새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태환은 올해 세 차례 호주 전지훈련을 했는데 노민상 경영대표팀 감독이 동행했다.

전훈을 마치고 돌아오면 태릉선수촌에서 노 감독의 지도로 대표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다. 노 감독과 볼 코치는 박태환의 훈련 프로그램을 공유했다.

전담팀을 꾸려 미국에서 따로 두 차례 전지훈련을 했다가 지난해 로마 세계 대회에서 쓴맛을 단단히 봤기 때문에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찾은 대안이었다.

주 종목 선택도 관심이다. 박태환은 이번 대회만 하더라도 자유형 100m에서부터 1,500m까지 뛰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경쟁력을 갖춘 종목을 선택해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볼 코치도 “박태환은 자유형 1,500m에는 어울리지 않는 선수”라면서 “주무기인 스피드를 살릴 수 있도록 자유형 200m와 400m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박태환은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무난히 2연패를 이루고 도하 대회에서 은메달에 그쳤던 자유형 100m에서도 폭발적인 스피드를 뽐내면서 금메달을 땄다.

반면 자유형 1,500m에서는 비록 은메달을 땄지만 세계 기록에까지 근접한 쑨양(중국)에 26.29초나 뒤졌다.

이제는 대한수영연맹과 SK텔레콤스포츠단, 박태환이 머리를 맞대고 `런던 프로젝트`를 만들어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