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50m단체이어 10m단체·개인 우승
김윤미도 女 2관왕… 금 5개 `초반 돌풍`

한국 권총 사수들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세를 잠재우고 공기 권총 우승을 휩쓰는 막강한 화력을 과시했다.

한국은 14일 광저우 아오티 사격관에서 치러진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이대명(22·한체대)이 개인·단체 우승으로 대회 3관왕에 오른 데 이어 여자부에서도 김윤미(28.서산시청)를 앞세워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을 모두 가져왔다.

전날 50m 남자 권총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 하나씩, 남자 10m 공기소총 단체·개인전에서 동메달 2개를 거둬들인 한국은 대회 둘째날 걸린 금메달 4개를 모두 쓸어담았다.

전날 50m 남자 권총에서 첫 금빛 소식을 전한 남자 사수 중에서도 막내인 이대명이 이날 메달 행진에 앞장섰다.

10발 1시리즈로 모두 6시리즈 60발을 쏘는 본선에서 이대명은 전날 50m 권총 결선에 오르지 못한 분풀이를 하듯 첫번째와 두번째 시리즈를 연이어 99점을 쏘는 등 모두 585점을 올려 한국의 초반 리드를 책임졌다.

각각 581점, 580점씩 보탠 진종오와 이상도와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이대명은 2위로 오른 결선에서도 형들 못지않은 침착한 경기운영으로 100.8점을 쏴 본선과 합계 685.8점으로 중국의 스타 탄종량(684.5점, 585+98.8)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쟁쟁한 선수들과 첫 맞대결이라 긴장한 탓에 첫발을 7.9점에 쏘는 실수를 하고도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점수를 끌어올렸고 세 번째부터 마지막 열 번째까지 모두 8발을 모두 10점대에 맞히는 저력을 과시했다.

오후에는 남자팀의 기분 좋은 여운을 여자팀이 고스란히 이어받아 다시 금빛 총성을 울렸다.

임신 7개월의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전한 김윤미(28·서산시청)가 본선에서 383점으로 각각 379점을 기록한 김병희(28.서산시청), 이호림(22.한체대)와 함께 1천141점을 합작해 이 종목 첫 우승을 견인했다.

본선에서 385점을 쏜 중국의 순치에 이어 2위로 결선에 오른 김윤미도 손에 땀을 쥐는 접전 끝에 역전 우승 드라마를 펼쳤다.

첫째, 두번째 사격에서 연달아 10점대를 쏘며 점수를 착실히 만회해 나가다 0.3점 차이를 남겨두고는 약속이나 한 듯이 순치와 똑같은 점수를 기록하면서 박빙의 승부를 이어갔다.

7번째 사격에서 잠시 숨을 가다듬고 나서 방아쇠를 당긴 김윤미는 다시 10.3점을 꿰뚫으며 9.7을 기록한 순치로부터 리드를 빼앗았고, 상승세를 몰아 남은 두 번의 사격을 모두 10점대에 몰아넣으며 승리를 굳혔다.

한국 사격은 이로써 대회 이틀째에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목표인 금 7개에 거의 다가섰을 뿐 아니라 홈팀이자 사격 최강국인 중국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줄곧 사격 종합 1위를 지켜온 중국은 전날 10m 공기소총에서 남녀 단체전·개인전 우승과 남자 50m 개인전 우승으로 금메달 5개를 땄지만 이날은 은메달 3개와 동메달 4개를 추가하는 데에 그쳐 자존심을 구겼다.

북한은 규정 위반으로 남자팀이 동메달 하나를 잃었지만 여자팀에서 개인전 동메달이 나와 사격 첫 메달을 챙겼다.

간판스타 김정수(33)와 베테랑 류명연(40), 권동혁(25)이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1천725점으로 3위에 올랐지만 경기 종료 후 무작위로 실시하는 방아쇠 압력 검사에서 권동혁의 총이 규정인 500g에 모자라 실격됐다.

하지만 여자 공기권총 본선 7위로 결선에 오른 조영숙이 결선에서 98.2점을 보태 합계 480.2점(382+98.2)으로 동메달을 따내 옛 권총 강국의 체면을 세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