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공교육 신뢰도 회복 `롤모델`

가정환경 · 학습수준 맞춰 특기 · 적성반 편성

전교생 모두 자발적 참여로 학습효과 극대화

포항 대송중학교(교장 송상환)가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롤모델을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의 `사교육 없는 학교`에 선정된 대송중은 1년여 동안 사교육 없는 학교를 운영해 왔고 지난 26일 시범학교 운영보고회를 개최했다.

대송중은 이날 지역 특성과 학부모 및 학생들의 학습여건, 사교육 현황 등에 대한 사전 조사를 토대로 한 최적의 학습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한 결과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공동으로 참여해 사교육 절감 및 공교육의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냈다고 보고했다.

이 학교는 포항시 대송면에 위치한 도농복합형 도시의 소규모 학교(6학급, 120명)로 학부모는 대부분 농업과 공단근로자로 구성돼 경제적 수준이 낮고 결손가정도 많은 편이어서 학교 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또한 학교 자체적으로 학생들의 사교육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학생의 80% 이상이 학원수강 등 사교육을 받고 있어 도시 지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사교육비로 월 평균 14만5천원 정도를 지출, 지역 여건에 비춰 볼 때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상당히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방과 후 학습보다 사교육이 성적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어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에 심각한 문제를 안고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송중은 이 같은 선행 조사자료를 바탕으로 `DMB(Do My Best - 교육 공동체 모두가 최선을 다하자)`란 주제의 사교육 없는 학교 실천 프로젝트를 개발, 추진했다.

이는 학생은 신나게 공부하고 교사는 열정적으로 가르치며,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동참하는 사교육 없는 학교를 실천한다는 내용이다.

중점 운영과제로 자율장학 및 지속적인 자기연찬을 통한 교사의 전문성 신장, 다양하고 충실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운영, 지속적인 학생 및 학부모 계도활동을 통한 공교육의 신뢰 회복 등 3가지 주제를 설정했다.

무엇보다 사교육 없는 학교의 성공여부는 교육공동체의 가장 중심에 있는 학생들을 위한 학습프로그램에 달려 있다.

대송중은 학생들의 가정환경과 학습수준을 고려한 개성과 적성, 특기 신장 및 학습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특기·적성(1인 1기)교육은 과학탐구반, 생활체육반, 독서논술반, 요리반, 워드자격반, 오카리나반, 팰트반 등을 편성해 전교생이 참여토록 했다.

기본 학력신장을 위해 교과종합반을 편성, 방과후 8교시에 교과 패키지(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강좌를 개설했다.

방학 중에도 교과 패키지반 학년별 총 40시간(1일 4시간), 특강(국어 수학 과학 영어) 학년별 20시간(1일 2시간), 기초학력부진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학생멘토링반 20시간(1일 2시간)을 운영했다.

또한 결손가정 등 소외학생들을 위해 매주 월~금요일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야간 특강교실(DMB Class)도 열었다. 대학생 5명과 인턴교사 2명, 교사 1명 등이 참여해 수준별 특강 및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지도했다.

과학교실과 독서교실, 원어민강사와 함께하는 영어캠프를 상시 운영하며 과학적 탐구능력 및 창의력 개발, 독서생활화 및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신장 등의 교육성과를 거뒀다.

교사들은 전 교사 수업 연구 및 협의활동, 수업 연구 및 교원능력개발평가, 교실수업개선을 위한 연구활동, 공개수업 등을 통해 전문성 신장에 전력을 다했다. 그 결과 지난해 교실수업개선실천사례 연구발표회에 전교사가 참가해 3등급 1명 및 전교사가 교육감 표창, 지역교육청 자율장학 최우수교에 선정됐었다. 올해도 영어, 과학, 수학 교사들이 경북도교과연구회 연구발표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대송중은 이러한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 성과에 대한 설문 조사를 통해 교사들의 전문성 신장은 수업의 질적 향상과 책임감을 북돋아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만족도를 높였고 맞춤형 방과후 프로그램은 사교육을 학교로 끌어 들여 학부모의 사교육비를 크게 경감시키는 등의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대송중은 또한 사교육 없는 학교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교육공동체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적극적인 참여 의지가 전제되어야 하며 특히 학부와 지역사회, 기관 등의 적극적인 참여와 효율적인 접근방법에 대한 학교간 공유, 저소득층 학생의 참여 확대를 위한 지원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송상환 교장은 “사교육 없는 학교 운영을 활성화해 학교와 가정의 연계를 강화하고 더욱 질 높은 교육 기회를 제공, 사교육비 경감뿐만 아니라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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