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공불락 요새 `천불산`을 탈환·점령하다
난공불락 요새 `천불산`을 탈환·점령하다
  • 최진환
  • 등록일 2010.06.16 22:05
  • 게재일 2010.0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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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산 1천175고지와 말 고개를 공격·탈환하니 서북방 천불산 585고지가 나타난다. 천불산 주변 4면은 작고 큰 고지와 능선으로 형성된 전략적 요충지로 정면 북쪽은 웅장한 오성산이 버티고 있으며, 산 아래 삼거리에서 서쪽은 금화로, 북동쪽은 금성 및 금강산으로, 동쪽은 화천으로 연결되는 보급수송로 역할을 하는 중요한 곳이다.

피아간에 군사상 중요한 요충지인 천불산을 공격·탈환하기 위해 말 고개에서 대성산 중턱으로 우회하여 천불산 정면을 바라볼 수 있는 능선으로 이동, 야간에 전투참호도파고 진지를 구축했다.

익일 아침 32연대 3대대 9중대가 먼저 공격을 감행하고 우리 11중대는 엄호사격 등 화력지원을 했지만 공격에 실패하고 말았다.

참호 방어진지에서 순찰임무를 수행하고 04:00경 비몽사몽간에 꿈을 꾸었다. 정신을 가다듬으니 평상시 무심코 하시는 어머님 말씀이 떠올랐다.

꿈에 나타나는 경찰관은 옥황상제의 명을 받은 저승사자라고 비유하던 이야기가 머리를 스쳤다. 오늘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에 기분이 개운치 못한 찰나 산 아래 개울가로 집합하라는 중대장의 명령이 하달되었다.

중대장은 정중한 자세로 엄숙하게 중대원들에게 지시 한다.

우리중대에 천불산 공격명령이 내려졌으니 한 시간 안에 모든 준비를 끝낼 것. 첫째, 오랜만에 흐르는 시냇물에 세수를 하고 아침식사는 각자 비상식량으로 한다. 둘째, 풀잎 등으로 전신 위장한다. 천불산이 환하게 보이는 앞산에 올라 지형을 관찰하고 각 소대장에게 공격능선 분담과 작전지시를 한다.

1951년 6월14일 06:00 천불산 공격이 시작되었다.

각소대원들은 목표 능선을 향해 각개약진으로 산모퉁이를 빠져나와 개활지를 건너 달리는데 정상 적진에서 빤히 내려다보고는 81미리 박격포탄, 4.5인치 직사포탄, 중·경기관총 등 각종화력이 우박 쏟아지듯 한다.

나는 선두에서 단숨에 개활지를 돌진하여 도로경사면에서 엄폐하고 뒤 돌아보니 적탄에 맞아 쓰러지는 전우들이 보인다.

천불산 최고봉 탈환명령 지정시각(12:00)을 지키고자 소대장은 제1분대장에게 돌격명령을 한다. `제1분대 공격 앞으로` 라는 고함소리와 동시에 일제히 일어서서 돌진한다. 순식간에 9명 중 8명이 쓰러지고 개성출신 `왕학연` 17세 키 작은 소년만이 용감하게 적의 교통호 나뭇가지를 밟고 오른다.

적은 연속적으로 수류탄을 던진다. 이를 되받아 던진다. 서로가 수류탄에 당하지 않으려고 가슴에 맞고 땅에 떨어지는 수류탄을 발로차서 교통호로 빠뜨리면 흙더미와 함께 폭발한다. 열 발의 수류탄을 다 던질 때까지 나와 이 하사는 반복적으로 되받아 던지고 교통호로 밀어 넣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부상병만 늘어 천불산 최고봉 탈환작전이 실패임을 생각하는 중에, `김상현` 소대장이 관통상을 당한 팔을 움켜쥐고 고지 아래로 뛰어 내려간다. 그 후 1시간 동안 적과 교전·대치하고 주위를 살펴보니 남은 대원이 5~6명이다. 통신병도 후송되어 중대본부와 연락이 되지 않아 부상으로 내려가는 대원에게 2소대실정을 보고하라 명하고 나와 평안북도 정주 출신 `정학선` 대원, 두 사람만 남아 적에게 우리의 현 상황을 눈치 채지 못하도록 계속 조준사격 한다. 우리대대는 여러 갈래 능선고지를 차례차례 탈환하며 계속적으로 밀어부쳐 익일 12:00에 최종목표물을 탈환·점령했다.

중공군이 아군의 제3공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계곡 깊숙이 침투하여 예명을 기하여 정면공격이 아닌 측면을 공격 하리라고는 생각을 못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였고 독전대가 수류탄을 던지며 최후의 항전을 했으나 아군이 되받아 투척하니 적 방어진지는 초토화 된다.

천불산 정상을 점령·수색하니 지휘소로 보이는 참호 앞뜰에 중공군 장교 시체12구가 가지런히 누워있다. 독전대로 고지방어사수령을 이행치 못한 책임으로 총살당한 것이다. 교통호에는 쇠사슬로 발목을 땅속 깊이 박은 기둥에 연결 묶인 체 손에 수류탄과 총을 쥐고 최후를 마친 중공군들이 즐비하니 난공불락의 요새였음이 실감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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