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가 막대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초긴축 예산을 편성, 서민 생활이 크게 어려워진 가운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장남이 수백억원 짜리 초호화 요트를 구입하는 등 방만한 생활로 빈축을 사고 있다.

28일 일간지 일 메사제로 보도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아들이면서 총리 소유의 메디아셋 방송국을 운영하는 피에르 실비오 씨는 최근 자신이 직접 설계에 참여한 요트를 구입했다.

내부에 4개의 스위트룸을 비롯해 피트니스 룸 등을 갖추고 최고 27노트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이 요트의 가격은 1천800만유로(270억원)로 알려졌다.

경기 침체와 막대한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이탈리아 정부는 지금 모든 공무원의 임금을 동결하고 이탈리아 고속도로 사상 처음으로 일부 구간 통행료를 징수하는 등 긴축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으며, 서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갑부이긴 하지만 정부가 국민에게 희생을 호소하는 판국에 총리 아들의 초호화요트 구입 사실이 알려지자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다니엘레라는 한 누리꾼은 “국민이 벌어준 돈을 가지고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초호화 요트를 구입하는 총리 아들을 보니 이탈리아 국민인 것이 창피하다”라고 글을 올렸고, 첼리아라는 누리꾼은 “너희 아빠가 지금이 경제 위기 상황이라고 얘기 안 했니?”라며 비꼬았다.

법적으로 미혼인 올해 41살의 피에르 실비오 씨는 이미 20살 난 딸을 두고 있으며, 현재 그와 동거하는 방송인 실비아 토파닌 씨도 임신 중이다.

갑부인 베를루스코니 총리도 호화 파티와 끊이지 않는 염문 등으로 이탈리아 안팎에서 화제를 모아 온 가운데 피에르 실비오의 이 같은 `눈치 없는` 행동이 불거지자 국민들은 “아들이 아버지보다 한 수 위”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