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덕순포항불교대학 부학장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이 말은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인 1989년도에 개봉된 이판용과 항해진이 주연을 한 영화의 제목이다. 여기에서 달마란 무엇을 말할까? 달마는 두 가지 뜻으로 쓰인다.

첫째, 인도 산스크리트어의 `Darma`를 말하며, 이는 부처님의 말씀을 뜻한다. 불교에서 부처님 말씀을 법(法)으로도 표현한다. 불교에서는 세 가지 보물 즉, 삼보가 있는데 불(부처님)과 법(부처님 말씀), 승(부처님의 제자인 스님들)을 말한다. 예를 들면 절에서 예불시간에 하는 `예불문`에 `지심귀명례 시방삼세 제망찰해 달마야중`이라는 구절이 있다. 그 뜻은 `이 세상 모든 곳에 펼쳐진 부처님 법에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합니다`란 뜻이다.

둘째, 달마는 누구나 잘 아는 보리달마대사(達磨大師)를 말한다. 달마 대사는 남인도 파사국 왕자 출신으로 불교 선종의 28조이며, 중국 선종의 초조(初祖)가 되는 분으로, 520년 10월에 중국 양나라 수도인 낙양에 가서 무제왕을 만난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무제왕이 “스님, 나는 전국에 많은 절을 짓고, 불상과 탑을 건립했는데 그 공덕이 얼마나 되겠습니까?”라고 하자 “공덕이 하나도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왜 그랬을까? 좋은 일을 많이 해 선업을 쌓았더라도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를 해야 하는데 상(相)에 집착한 보시(布施)는 참된 공덕(功德)이 될 수 없다는 말이다. 그 뒤 달마대사는 우리가 잘 아는 숭산 소림사 토굴에서 9년 동안 면벽참선으로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이다.

위의 두 가지 사실 중에서 영화 제목인 달마는 이 두 가지 모두를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첫째, 부처님의 법(말씀)이 동쪽으로 간 까닭은? 으로 풀이 할 수 있겠다. 다시 한번 예불문을 인용하면 `서건동진 급아해동 역대 전등 제대조사 천하종사 일체미진수 제대선지식`이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서건동진이란 `서쪽에서 일어나 동쪽으로 간`이라는 뜻이니 불교가 서쪽인 인도에서 일어나 동쪽인 중국과 한국, 일본으로 갔다는 말이다. 그러면 여기서 불교가 인도에서 일어나 동쪽인 중국과 한국으로 온 것은 결국 불교가 그렇게 전래되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고 그 까닭은 많은 사람들에게 불법을 전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둘째, 달마대사가 인도에서 동쪽인 중국으로 간 까닭은 결국 부처님의 말씀 즉, 법을 전하려고 갔던 것이다. 즉, 포교를 하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부처님의 법을 전하려고 인도에서부터 중국이나 한국으로 전해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음력으로 지난 4월8일은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날이었다. 우리 모두는 인류의 큰 스승이신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참뜻을 되새기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자비(慈悲)와 광명(光明)이 온 세상에 가득하시길 간절히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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