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찬경루 현판 이어 안동 삼구정 현판 34점 인수

【안동】 전국을 대상으로 목판 10만장 수집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은 지난 1일 청송 찬경루 현판 13점을 인수한데 이어 지난 23일 안동시 풍산읍 삼구정(三龜亭)에 걸린 현판 34점도 인수했다.

삼구정은 1496년 사헌부장령을 지낸 김영수가 그의 형인 김영전(사헌부감찰)과 김영추(수원부사)와 상의해 건립한 정자다.

삼구정 편액의 명칭과 의미는 이곳에 거북이 같이 생긴 3개의 바위가 정자 뜰에 있어 붙여진 것으로, 88세의 노모가 거북처럼 장수하고 돌처럼 견고하게 지내실 것을 바라는 뜻이 내재돼 있다.

허백당(虛白堂) 성현이 쓴 삼구정 기문에 따르면 형제들이 노모를 봉양하기 위해 가까운 고을 수령으로 부임해 삼구정자를 지어 좋은 날 좋은 때 아침저녁으로 가마에 태워 모시고 올라가 색동옷을 입고 재롱을 피워 노모를 즐겁게 해 드린 장면이 잘 묘사돼 있다.

이번에 인수할 현판은 용재 이종준이 쓴 `삼구정`편액과 허백당 성현의 `삼구정기`를 비롯해 김극검 등 당대문인들이 쓴 시판들이다.

특히 청음 김상헌(?尙憲:1570~1652)선생이 한문4대가의 한 사람인 상촌 신흠에게 요청해 쓰게 한`삼구정팔경`시와 김상용, 류근, 홍서봉 등 당대 이름난 문사들의 차운시가 포함돼 있고 경북도유형문화재 제213호이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삼구정은 어버이에 대한 효심과 지극한 정성이 서려있는 곳”이라며 “부모자식간의 인간적 도리가 점차 각박해져가는 요즘, 예부터 전해 내려온 삼구정은 우리들에게 말없는 교훈을 잔잔히 일깨워주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지난 2002년부터 지금까지 수집한 책판 5만8천705장 가운데 현판은 629여점에 이른다.

/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