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아(31·포항시 북구)씨는 지난 주말, 모처럼 만난 친구들과 영화 `의형제`를 보러 갔다가 불쾌한 휴대전화 소음 때문에 영화에 집중할 수 없었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 광고시간부터 시작된 휴대전화 진동소리와 통화소리는 영화가 본격 상영된 후까지 계속됐다.

진동이 울린 후에야 휴대전화를 끄는 것은 그나마 다행. 심지어 일부 관람객은 “영화 보는 중인데, 나중에 연락하겠다”며 당당하게 통화까지 했다.

여기에도 영화관 곳곳에서 휴대전화 액정 빛이 새 나와 화면에 집중할 수 없었다.

지씨는 “통화소리에 액정 빛까지, 중요한 장면에 집중할 수 없었다”면서 “영화 상영 전 캠페인까지 방영하는데 대부분이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휴대전화가 대중화되면서 생겨난 신조어 셀리켓. 셀리켓은 `cellular phone(휴대전화)`과 `etiquette(예절)`의 합성어로 지씨가 겪은 이 같은 일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초등학생으로까지 휴대전화 보급이 확대된 만큼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셀리켓 문화 수준 또한 향상돼야 할 일.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4천800여만 명. 같은 기간 인구(4천800만 명)에 비교해 휴대전화 보급률은 98%를 넘어섰다고 한다.

이처럼 휴대전화 보급률이 상승하는 만큼 휴대전화 사용 문화 수준 역시 향상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대중교통 등 많은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각종 공공장소에서 집안 대소사와 연애사, 직장상사 뒷담화 등 온갖 사적인 대화들이 거리낌 없이 휴대전화 통화로 노출된다.

음악회 등 각종 행사장에서도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휴대폰 끄기를 권장하지만 쉽게 지켜지지 않고 있다.

많은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 드러나는 전화예절은 곧 그 사람의 품격을 나타내는 만큼 기본 전화예절을 준수하는 것이 자신의 인격을 높이는 일일 수밖에 없다.

다음은 KT문화재단이 제안하는 휴대전화 예절.

1.공공장소에서는 휴대전화를 끄자=공연장, 극장, 상가 등에서는 벨소리가 일순간에 분위기를 망친다. 잠시 전원을 끄고 쉬는 시간에 음성이나 문자사서함을 확인하자.

2.볼륨을 최대한 줄이자=낮은 목소리로 통화하자

3.걸려오는 전화는 바로 받자=여러 번 울리는 전화벨은 주위 사람을 짜증나게 한다.

4.전화를 먼저 건 사람이 먼저 끊는 게 원칙=단 손님과 상사의 경우에는 상대방이 먼저 끊은 것을 확인하고 끊는 것이 예의다.

5.항공기와 주유소, 병원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을 삼가자=비행기 안에서 전화를 걸면 자동기기 오작동으로 사고 위험이 있다. 전자파는 주유소에서는 스파크로 인한 화재를, 병원에서는 정밀의료기기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

6.운전 중엔 반드시 핸즈프리 사용=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운전자는 소주 6~7잔을 마시고 운전하는 것과 같아 사고확률이 일반 운전자에 비해 4배 가량 높다.

<끝>

/최승희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