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灣), 등이 휘도록 늙었으나 우묵한

가슴엔 군데군데 섬이 씹힌다. 질긴,

질긴 해소기침을 문 파도소리에 또 새벽은 풀려서

연탄가스 냄새 나는 색깔이다

푸르스름한 풍파의 주름 많은 남루

때 전 한이불 속 발장난치며 들석대며 킬킬거리다

가랑이 서로 뒤얽힌 채

밤새도록 곤히 잘 잤을 것이다. 쿨룩쿨룩 떠오르는

남해 여러 섬, 큰놈 작은놈

핏줄 당기듯 또 깨어나는 것이다

`배꼽` 2008

다도해, 작은 섬들 올망졸망 거느린 그 바다 어느 포구에 들어도 밤 새워 작은 섬들이 잠 못들고 소근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정말이지 그 포구에서의 일박은 잊지못할 추억을 엮어줄 것이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밤 새 찰랑거리며 와 닿는 물결소리와 작은 섬들을 스쳐가는 바람소리와 별빛 내려앉는 소리가 들릴 것이다. 해미를 걷어내며 모습을 드러내는 아침 다도해의 작은 섬들은 핏줄 당기듯 깨어나는 우리네 식구 같은 것이리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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