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사무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이진아(29·포항시 남구)씨는 직원들과 함께 하는 평일 점심 때면 은근히 신경이 쓰인다. 이씨가 이 때마다 신경 쓰이는 부분은 다름 아닌 바로 국자 사용문제다. 직장을 옮기고 부터 수년 째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낸 탓에 아침, 저녁은 되도록 집에서 해결하는 편이지만 점심은 동료들과 함께하는데 여럿이 함께 먹는 탕, 전골, 국 등의 메뉴가 대부분. 하지만 직원들 대부분이 귀찮다는 이유로 각자의 그릇에 따로 덜어먹기 보다 한 냄비에 여럿이 숟가락 사용해 먹다보니 그 때마다 위생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

이씨는 “여럿이 함께 먹는데다 대부분이 남자 직원이라 유난스럽다는 소리 들을까봐 혼자 국자로 덜어 먹기도 그렇다”면서 “하는 수 없이 먹지만 요즘 국자 사용하기, 술 잔 안돌리기 등 개인 위생 수칙이 사회운동으로 확산되는 만큼 인식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신종플루 유행에 따른 손 씻기 열풍, 술 잔 안돌리, 국자 사용하기 등 최근 개인 위생 문화술 잔 안돌리기, 최근 개인위생을 위한 다양한 운동이 사회전반에 걸쳐 전개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서도 `국자 사용하기`는 우리나라 `식(食)`문화에 따른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추진되는 운동이다.

이에 따라 최근 상당수의 식당에서 개인마다 앞접시를 주고 국자로 각자 떠담아 먹도록 하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국자를 이용하다 번거럽다는 이유로 숟가락을 이용하거나 여럿이 같이 먹어야 맛있다는 이유로 처음부터 개인 접시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국그릇 옆에 또 하나의 빈접시와 개인용 작은 집게와 국자를 두어 여러사람이 함께 먹는 공동반찬을 가져갈 때에는 반드시 그것을 사용하도록 하면 된다.

더구나 우리나라 성인의 상당 수가 감염됐으며 위염, 위궤양, 위암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박터균은 대부분 이처럼 주로 음식을 같이 먹거나 키스 등을 통해 전염된다고 한다.

이 같은 음식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에는 각 지자체에서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포항시의 경우 지난 2007년부터 일반 음식점 국자 사용하기 운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포항시는 우리나라가 전통적으로 찌개 등 음식을 개인별로 덜어먹지 않고 한 그릇에 담아 여러 사람이 숟가락으로 떠먹는 문화로 인해 발생하는 위생상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찌개와 전골, 탕류 등을 취급하는 모범업소와 영세업소 등 800개소에 대해 국자사용하기 솔선수범업소로 지정해 국자 5천개를 보급키로 했으며 음식업소 교육 등으로 통해 전 업소의 동참을 이끌어내기로 했다.

또 각종 단체 회의를 통해 캠페인 전개 등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관내 음식업소에 국자를 보급하는 등 우선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식당을 중심으로 국자 사용하기 문화를 정착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이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 무엇보다 각 가정에서도 국자를 사용해 음식을 덜어먹는 습관이 몸에 베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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