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신 / 객원 논설위원
미래를 내다보는 책 두 권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번역 출간되었다.

두 책 모두 21세기를 다루고 있으나 한 권은 곧 현실로 다가설 10년 후를 내다보고 있고 다른 한 권은 틀려도 따질 사람이 별로 없을 “100년 후”를 소재로 했다.

그렇지만 10년 후보다 100년 후 얘기가 더 재미난다. 이 책은 미국을 대표하는 전략적 안보 분석기관인 스트랫포의 CEO 조지 프리드먼이 저자다.

조지 프리드먼은 월스트리트 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세에 몰린 미국의 현재 입장과는 달리 21세기 100년은 여전히 미국의 시대로 보고 있다. 점점 거세어져 가는 중국이나 신흥 아시아 시장 위세는 대단찮은 현실로 보는 것이 특이하다.

프리드먼은 현재 겪고 있는 미국인들의 내적 갈등은 사춘기에 겪는 정체성 정도로 인식했다.

한반도 통일은 2030 이전에

중국의 급부상에 대해서는 중국을 매우 중요한 국가로 여기는 한국· 일본 등 여러 주변 국가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는 달리 숨이 막힐 정도로 급성장은 하고 있지만 경제 체질을 강화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위협적 존재로 보지 않는 것 같다.

프리드먼이 제시하는 2020년 중국 시나리오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지역 패권주의자들로 인해 나라가 분할되고 그 상황을 이용한 외국세력의 지역 형성을 들었다.

둘째는 마오쩌둥주의가 재등장, 경제성장의 대가로 권력을 집중하는 것.

마지막으로는 현재 상황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지만 이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적었다.

미국의 위협적 국가로 일본과 터키 폴란드를 꼽은 것이 이외였다.

한국에 대한 전망도 나와 있다. 프리드먼은 2030년 훨씬 이전에 한반도가 통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의 두려움은 일본이 중국과 러시아에서 세력을 넓힐 경우 그 중간에 갇힐 것을 우려한다고 했다.

제3차 대전은 2050년 11월 24일 오후 5시 추수감사절 휴가를 즐기는 미국인들이 풋볼 경기를 보고 낮잠을 즐기는 시간을 이용, 달의 비밀 기지에서 발사한 일본 미사일의 공격으로 시작된다.

상황전개가 공상과학 수준과는 차원이 다르게 접근하는 구성이자 분석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은 일본의 힘을 견제하는 데 필요한 평행추로 보는 등 지정학적 특성을 시원스럽게 꿰뚫고 바둑을 두듯 몇 수 앞을 내다보는 전략적 시야나 그물망 같은 시나리오가 책을 덮을 때까지 섬뜩하게 전개된다.

2020 퓨처캐스트

클린턴 정부 시절 상무부 차관(1998·2001)을 지낸 저자 로버트 샤피로가 집필한 “2020 퓨처캐스트”에는 앞으로 10년간 세계지도를 바꿀 메가트렌드로 `고령화``세계화``초강대국의 흥망`을 들고 있다.

선진국들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고령인구의 급속한 증가는 자연재해인 지진에 버금가는 인구지진(age quake)으로 여기고 고령자의 부담은 가정위기에서 국가적 위기로 확대된다는 것.

저자 역시 현재 월스트리트 발 금융 위기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 몰락으로 유일한 초강대국이 된 미국은 2020년까지 패권국가로서의 위상이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 아시아에서 미국에 맞먹는 영향을 행사하겠으나 세계적인 위상은 여전히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인도의 경우는 소프트웨어와 의약 산업에서 앞서가겠지만 지나치게 많은 가난한 인구를 먹여 살리는 것이 국가로서는 역부족이 되는 것.

저자 로버트 샤피로 역시 한국경제의 미래는 낙관적이나 고령화와 저출산이 한국 경제를 끌어내릴 요소가 되는 경고를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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