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대형마트의 가격 경쟁이 뜨겁게 달궈지면서 지역 상권이 흔들리고 있다.

대형마트들이 잇따라 싼 가격에 물건을 판매하면서 지역 영세 할인마트를 비롯해 재래시장이 큰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7일 1차로 삼겹살과 우유, 초코파이 등 12개 생필품 가격을 4~36% 내리고, 지난 15일 2차로 10개 품목에 대해 추가 할인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이마트에서 할인되는 생필품은 총 22개이며, 이마트는 올해 안에 모든 품목의 가격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경쟁 업체들도 할인공세에 뛰어드는 등 즉각 대응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이마트보다 확실히 싸다`며 이마트 가격과 자사 가격을 함께 기재하는 등 더 싼 가격에 물건을 판매하고 있으며, 롯데마트 역시 `이런 가격 보셨나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가격`이라며 특별기획을 광고하고 있다.

이처럼 경쟁 점포의 전단광고보다 서로 물건이 싸다고 저마다 광고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 할인마트의 최저가 보상제로 인해 지역 상권은 울상을 짓고 있다. 지역에 본점을 두고 있는 A할인마트는 최근 `2010년 신년특집 행복특가`란 이름으로 할인행사를 개최하고 있지만 이마트 등 대형할인마트의 최저가 보상제를 따라잡기는 힘든 상황이다.

A마트 관계자는 “대형할인마트들이 가격파괴에 나서면서 지역 영세 할인 마트들도 저마다 가격을 인하하고 있는 추세지만, 대형마트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잡기란 한계가 있다”고 걱정했다.

포항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죽도시장도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이마트 등이 싼 가격에 삼겹살 등을 판매하면서 시장 내 식육점 주인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식육점을 운영하는 K씨(45)는 “이마트에서 국내산 삼겹살 100g을 980원에, 홈플러스에서는 880원에 판매한다는 광고를 본적이 있다”며 “대형마트의 원가를 쫓아갈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하소연 했다.

이에 대해 포항슈퍼마켓협동조합 관계자는 “지역영세중소상인이 대형마트를 따라갈 수 있는 힘은 적다. 범정부 차원에서 영세상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인 제도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남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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