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한 / 前 상주문화회관장·수필가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축복이고 감사해야 한다”는 성경의 말씀이 있다. 인간은 모두 다 잘 먹고 잘 살고 싶어 서로가 알게 모르게 경쟁을 한다. 누구나 인생 여정의 닮은꼴인 42.195km 마라톤코스를 연상하면서 종착지를 향해 출생연도에 따라 동기 동창의 선상에서 다 같이 출발하고 시작을 한다.

달리면서 간격이 벌어지고 커브를 돌고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르내리며 시간과 자신의 싸움인 험난한 마라토너와 같은 인생의 굴곡인 희로애락과 풍파를 헤쳐간다.

시간에 매달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생로병사를 과정을 밟으며 아등바등하며 생존경쟁에 앞서니 뒤서니 하면서 제일 먼저 결승점에 도착하는 영광의 우승자가 있는가 하면 뒤처지거나 비련의 낙오자도 생기게 마련이다.

국가와 인종과 성격은 제각각이지만 사는 모습과 형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엇비슷하다.

잘살거나 못살거나 계층이 갈리고 줄이 만들어지듯이 마라톤마냥 첫째가 있으면 꼴찌가 있는 법이다. 세계에 최대의 강국이자 부자나라인 미국에도 노숙자와 걸인이 있으니 말이다.

지상낙원이라고 일컫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말이 있듯이 세상은 깨이고 현대화될수록 복지가 중요시되는 사회로 간다. 따라서 재물과 욕망에 너무 가지고 즐기려고 집착하지 말자. 모은 재산 혼자 다 쓰지 못하고 좋은 것도 그때뿐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부질없고 허무한 인생이기 때문이다.

가끔 TV 프로에 `세상에 이런 일`이이라는 프로를 보면 평생 한 번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서 노래하며 즐겁게 사는 분이 있는가 하면, 구두를 닦아 연명하는 노인이 허리가 90도로 굽어 가게에서 집까지 보통사람이면 10분이면 가는데 1시간 정도 걸린다는 딱한 분도 있다.

허리가 오랫동안 굳어 온몸이 성하지 못한데 고개마저 들 수 없으니 눈이 있어도 앞을 제대로 못 보며 땅을 보고 가야 하기에 전봇대나 가로수 가드레일 등 돌출 구조물 때문에 더듬고 주춤거리기에 한편으로는 눈물겹고 얼마나 힘들고 불편한 몸을 이끌고도 웃으며 밝게 하루하루를 알차게 버티며 살려는 의지와 끈기가 대단하여 정상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며 인간승리의 표본이다.

최고라며 큰소리치며 자타가 공인하는 몸짱이니 얼짱이니 부러워하면서도 사소한 일로 죽음의 길을 가거나 죽고 싶다고 밥 먹듯 하는 일부 유명인을 보면서 자살왕국을 부추기는 자해행위는 반사회적 범죄이다.

천륜을 거역하고 부모에게 평생 가슴을 멍들게 하는 걷지도 못하고 보고 말하고 들을 수 없는 하루가 일 년처럼 견디기가 힘든 분도 생명의 애착을 느껴 살려고 하는데 하물며 사지까지 멀쩡하여 오갈 때 마음대로 가고 보고 듣고 하는 대다수 사람들은 신체 한 부분 부분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고 천 번 만 번 감사해야 할 일이다.

지난번 매월 한번 신앙 구역모임 자리에 초기 암을 치료한 아주머니 한 분이 체험을 너무 감명 깊게 이야기하여 듣는 사람 모두가 자신의 일 마냥 도취되어 울먹거린 적이 있다.

처음 암 진단받으니 하늘이 무너지고 지붕이 내려앉는 심정으로 병실에서 온갖 걱정을 하고 있는데 옆 침대의 젊은 새댁이 부러운 눈빛으로 항암제를 안 맞는 아주머니를 보고 젊은 새댁이 “초기에 발견되어 아주머니처럼 되었으면 원이 없다”는 소리를 듣고는 감격을 했다는 것이다.

아주머니도 병원에서 암이라고 할 때 앞이 캄캄하고 하필 “나한테 이런 병마가 오다니”하며 땅이 꺼지라 한숨도 쉬고 베개가 젖도록 울부짖었던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다는데 자신감이 솟아 두려움과 창피함이 사라지고 살아야 한다는 삶의 애착이 생긴다는 것이다.

더 진행 안 된 것이 천만다행이고 암 초기단계라서 항암제를 안 맞고 치료를 받아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마음뿐이라고 한다.

감사의 은총을 받았으니 갚아야 하기에 숨기고 싶은 치부를 드러내고 속 시원하게 말을 하니 본인 가슴이 후련하고 듣는 분도 감사하게 귀담아들으며 아주머니같이 되지도 말고 되더라도 보다 일찍 병이 발견되어 아주머니 같은 고통을 받지 않기를 바란다는 당부도 덧붙인다.

구역모임을 나오면서 귀한 말씀을 들으니 귀한 간접체험을 해서 감사하고 모두가 같이 병이 들고 나은 것처럼 마음이 가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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