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유명 인사나 지성인을 막론하고 좀 더 일찍 오느냐 늦게 오느냐가 문제이지 발병은 예외일 수 없이 누구나 걸릴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치매를 예방하거나 발병을 좀 더 더디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리고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치매가 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수명의 연장에 따라 인생말년에 15~20년까지도 지속될 수 있는 치매 그리고 치매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손실이 10조원을 상회하며 약 40만 명 이상이 치매의 고통 속에 살고 있다니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조기 발견으로 완치도 가능

치매는 치료시기를 놓치면 `치료할 수 있는` 치매도 결국 `치료할 수 없는` 치매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조금이라도 일찍 발견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다. 조기발견으로 `당장` 완치할 수 있는 치매가 전체 치매의 15%~20% 정도나 된다. 그러므로 무엇인가 이상이 느껴지는 경우 하루라도 빨리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일부 치매의 경우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원점으로 되돌릴 수는 없다 하더라도 이론적으로는 더 이상의 진행을 멈추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발병률은 10% 이상이나 된다고 하니 65세 이후부터는 치매 정기검진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정밀검사가 필요한 이유는 치매초기에는 웬만큼 중요한 일들은 기억할 수 있으며 사회생활 역시 별 어려움 없이 가능하므로 일상생활을 통해서는 치매 발병을 판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기발견을 위한 진단은 정밀검진으로

치매 진단을 위해 실제로 병원을 방문한다 해도 의사가 `어디가 불편하시냐?` `잘 지내셨어요?` 등의 일반적인 질문만으로는 환자식별이 어렵다. 이 때문에 조기발견을 위해 먼저 자가 진단법을 통해 어느 정도 검정을 거친 후 의심이 되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기억장애 클리닉에서는 치매 자가진단 설문지를 마련하여 32개 조항 중 최근 6개월간 17개 항에 해당되는 행동을 하면 치매를 의심해야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설문 중에는 집안일, 기억 및 인지력, 독서 시 이해부족, 길 찾기 및 대중교통 혼자 이용하기, 필요한 약 챙겨 먹기 등에 대한 질문이 포함되어 있으며 치매 정밀검사는 관련 전문병원에서 해야 한다.

▲진행 막을 수 있는 약물 요법

치매는 거의 불치의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예방과 치료를 위한 우수한 약들이 개발되어 있으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치료도 가능하다. 치매는 나이 증가에 따른 발병은 어쩔 수 없지만 치매 자체의 진행은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치매의 약 50%나 차지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아세틸콜린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통한 신경세포간의 정보교환과정이 손상되어 신경세포의 기능이 정지되고 연결이 끊어짐으로 신경세포가 파괴된 상태의 치매이다. 이 역시 일찍 발견해 치료하면 병을 지연시킬 수 있다.

치매의 원인 중 두 번째로 흔한 것이 혈관성 치매다. 뇌동맥경화증 및 기타 혈관질환으로 인해 뇌 여러 부분의 기능이 손상된 질환이다. 혈관성 치매의 대표적 위험인자는 알코올·흡연·비만·고혈압·고지혈증 등이다. 그 외에도 약물요법으로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치매로 알코올성 치매가 있다. 그리고 약물요법과 병행하여 가정에서의 관리와 조절을 통해서도 문제행동이 감소될 뿐만 아니라 기능적장애가 최대한 지연될 수 있다.

▲신경전달물질 농도와 뇌 순환 증가로 개선

알츠하이머 치매에는 뇌신경전달물질 농도를 높여주거나 뇌세포 손상을 줄여주므로 인지기능을 높이는 도네페질(아리셉트정), 아세틸엘 카르니틴(뉴렌정, 니세틸정, 카니틸정)과 뇌 대사기능을 개선하는 옥시라세탐(뉴로메드정), 피라세탐(뉴트로필정) 그리고 뇌의 허혈을 보완하므로 뇌를 보호하는 세레기린(유멕스정) 등이 사용되고 있다. 이들 약물의 대부분은 뇌졸중 후유증으로 인한 인지기능장애의 개선을 위해서도 사용되며 모두가 조기투약으로 약물효과를 더 높일 수 있는 약이다. 그리고 혈관성치매에는 말초혈관 확장작용으로 뇌 순환을 원활하게 하므로 기억력감퇴, 집중력장애, 우울 감, 어지러움 등의 치매 증상을 개선시키는 에르고로이드(하이덜진정), 니세르골린(니세린정, 사미온정), 니모디핀(니모톱정, 니모디핀정), 징코 빌로바(징코민정, 기넥신정) 등이 사용된다. 이상의 약물 중 의사처방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약은 징코민 계통의 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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