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의 최고 협의체로 자리매김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그 출범에서부터 내년 11월 제5차 회의 한국 유치에 이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해 말 G20 정상회의 출범 전 논의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일차적인 목표는 한국이 포함되는 회의체를 설립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한국이 3차례의 정상회의를 거치면서 다섯 번째 회의 개최국으로 확정된 것은 한국 외교의 `쾌거`로 볼 수 있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 평가다. G20 정상회의 출범에서 제5차 회의 한국 유치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정부 고위당국자가 전한 G20 정상회의 한국 유치 과정의 뒷이야기를 정리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와 대형 금융기관의 파산으로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함에 따라 G8 정상회의의 효용성에 의문이 들면서 G8을 둘러싼 논란은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런 결과로 당시 유럽연합(EU) 의장국이던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같은 해 9월 유엔 총회에서 그해 11월 세계지도자와 국제금융기관이 참석하는 세계경제회의 개최를 제안했고 이를 계기로 새로운 경제협의체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그러나 사르코지 대통령이 애초 주창했던 세계경제회의 참가국은 G14(G8+중국·인도·브라질·멕시코·남아공·이집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리 정부는 `새로운 협의체를 만들 필요 없이 한국이 포함된 기존의 G20 재무장관회의를 토대로 G20 정상회의를 열면 된다`는 논리로 미국을 비롯한 관계국 설득에 나섰다.

그 결과 같은해 10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미-EU 정상회의에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사르코지 대통령은 기존 G20 재무장관회의 참가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세계 금융정상회의 개최에 합의했고 같은 해 11월 1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제1차 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외교 고위당국자는 “애초 우리는 한국이 포함된 G20 정상회의를 출범하는 게 일차적 목표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외교·안보 분야를 제외한 경제분야에서 G20는 기존의 G8을 대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24일 저녁(현지시각) 뉴욕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을 초청해 주관한 만찬에서도 확인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만찬에서 “우리(G20)는 이번에 중대한 전환을 이뤄냈다”면서 “이러한 전환을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기존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와의 관계 설정을 비롯해 해결해야 할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미국 백악관도 지난 25일 이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오늘 G20 정상들이 G20 회의를 전 세계 경제협력을 위한 최고협의체(the premier forum)로 만드는 것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참여국의 인구와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전체의 각각 ⅔와 85%를 차지하는 G20 정상회의가 세계 경제 문제를 논의하는 글로벌 경제의 최고 협의체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