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대구·경북지역 대학신입생 정원은 8만 명 남짓이다.

그런데 이 지역의 수학능력시험 응시자의 수는 6만2천여 명이다. 단순하게 이 지역 수험생이 전원 이 지역에 진학한다고 해도 거의 1만8천 명이 모자란다. 교육의 과잉공급이 눈으로 보인다.

몇몇 대학을 제외한 대학의 교수들이 자기 대학의 강의실을 비우고 고등학교의 진학지도실을 수시로 드나든다는 소문이 있다. 심지어 고등학교에서 교수들을 냉대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

신입생이 미달되면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겠다는 대학 운영자의 협박을 받아 속이 상한 교수도 있다고 한다. 민망하고 민망한 소식이다.

대학은 고비용구조이다. 학교 건물은 번듯번듯하고 교정은 광활하다.

교수의 강의 담당 시간은 적고 월급은 많다. 게다가 중고등학교처럼 교육부가 교육비를 맡아주는 것도 아니다. 모든 비용은 학생을 빙자한 학부모의 돈이다. 만약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훨씬 더 고비용저효율구조로 전환될 것이다.

과연 이 모든 대학교육이 필수적인 것일까. 교육을 통해 사람이 성장한다는 것, 특히 대학교육을 통해 명명덕(明明德)하고 신민(親民)하고 지어지선(止於至善)하리라는 것을 신뢰한다.

그러나 요즘의 교육과목을 보면, 정말 대학에서 비싼 교육비를 내고 배워야 할 내용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는 대학이 많다. 그냥 많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남아돈다.

대학이 많은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산업의 요구에 비해 지나치게 고급화된 인력은 결국 사회의 부담이 된다.

대학에서 2년 또는 4년 이상 비싼 등록금 내고 공부해서는 전공과 아무 관련없는 직업에 종사하기도 한다. 심지어 이제는 그렇게라도 대학에 갈 학생이 모자란다. 우리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일까.

/可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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