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우먼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직장에서도 똑 부러지는 일처리로 인정받고, 집에서도 두 아이의 엄마로서, 한 남자의 아내로서 충실하고, 게다가 어려운 이웃의 손과 발이 돼주기까지 하는 여성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안동우체국 김명남(40·여) 대리.

김씨는 5년전부터 동사무소의 추천을 받아 장애 부모를 둔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김씨가 돌보고 있는 가정은 두 곳.

직장생활을 하는 평일에는 독서실을 운영하는 남편이 이들을 돌보고 저녁 때와 주말에는 김씨가 가족들과 함께 이들에게 도움을 전하고 있다.

김씨는 “봉사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냥 우리 먹을거 만들때 조금 더 만들고 얘들 간식 살때 조금 더 사고, 우리얘들 공부시킬 때 같이 공부시키고…. 뭐 이런것밖에 없는데…”라며 쑥쓰러워 했다.

김씨가 이런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예전 사회복지사를 했던 남편 때문이었다.

당시 남편은 월급의 대부분을 불우한 이웃에게 나눠주는 등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이었다고.

김씨는 “남편의 그런 성격때문에 많이 싸우기도 했었다. 그러다 남편을 따라 우연히 복지시설에 따라 갔다가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파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지금은 남편이 가장 큰 후원자로 서로 도우면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 공부를 도와주고 함께 뛰어노는 것은 물론, 집안 청소, 장 보는 일, 몸이 불편한 부모들의 목욕, 병원에 오가는 것을 돕는 일까지 김씨는 그들의 생활 일부가 되었다.

김씨는 장애인들의 경우 건강 상 청결에 특히 신경 써야 하기에 공중목욕탕에서 때 미는 방법까지 직접 배웠다고 한다.

주말이면 김씨 가족 전부가 장애인 식구들을 찾는다.

두 아들이 자기들보다 어린 동생들을 먼저 챙기고 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이 일을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는 김씨.

한 달 가계부에서 10%를 따로 빼놓는다는 김명남씨는 “봉사라는게 그리 거창한게 아니더라구요. 그냥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조금 나눠주는 것. 그리고 그들을 내 가족으로 받아들이면 되더라구요. 내가 그들에게 주는 것보다 받는게 더 많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라며 웃었다.

/김낙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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