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흑자가 2개월 연속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1일 지식경제부의 `8월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흑자는 16억7천만 달러로 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지난달과 비교해 수출은 줄었고, 수입은 늘었다. 수출보다 수입이 큰 폭으로 줄어든 비정상적 `불황형 흑자` 구조에서 벗어나는 신호인 셈이다.

지경부는 9월 이후에는 수출입 모두 증가하며 무역이 정상화하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출 증가는 쉽사리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무역흑자가 상반기 기대 이상의 경제성장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만큼, 하반기 흑자 축소가 결과적으로 성장률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수입 늘고 수출 정체=자본재.소비재 수입 감소는 확연한 둔화 추세다.

8월 수입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2.2% 줄어든 274억 달러를 기록했고, 수출은 동월 대비 20.6% 감소한 291억 달러였다.

특히 지난달과 비교하면 수입감소율은 지난달 35.7%보다 3% 포인트 이상 줄었고, 수출감소율은 지난달 21.8%와 큰 차이가 없다.

일평균수입.수출액을 비교하면 차이는 더 분명하다. 지난달 일평균 수입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인 11억9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은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인 12억6천만 달러에 머물렀다.

수입 증가는 특히 일부 자본재와 소비재가 이끌었다.

8월 자본재 수입 감소율은 반도체와 장비 등 수입감소세에 힘입어 지난해 동월 대비 17.5%를 기록했다. 이는 상반기 전체 감소율인 26.3%에 비해 많이 줄어든 수치다.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며 소비재 수입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 소비재 수입 감소율은 동월 대비 12.8%로서, 상반기 26.9%의 절반 수준으로 회복했다.

다만 원자재 수입감소율은 동월 대비 40.8%로서 감소세를 지속했다.

◇선순환 구조 이어지나=착시성 불황형 무역흑자 구조에서 탈피하는 신호는 확연하나, 문제는 이것이 수출입 동반 성장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느냐 하는 점이다.

지경부는 일단 긍정적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9월 이후에는 수출입 모두 증가하면서 무역이 정상화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두자릿수 무역흑자 기조는 지속되지만, 규모는 상반기보다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낙관의 배경은 일단 수출 감소는 일시적이고, 일부 자본재 분야 수입 증가가 투자로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 있다.

실제 지경부는 금액기준 전월 대비 수출 감소는 8월 초에 집중된 하계휴가와 조업일수 감소, 인도스케줄에 따른 선박수출 감소, 자동차업계 파업 등 일시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조선사와 전자업계가 8월1일부터 9일 사이 집단휴가 기간이었고, 쌍용차 등 자동차업계 파업으로 생산차질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