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관계에 대한 농담 중에 `50대가 되면 등을 맞대고 자고, 60대가 되면 딴방을 쓰고, 70대가 되면 어느 방에서 자는지 관심도 없다`는 말이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70대가 돼서도 성생활을 지속하는 부부가 있는가 하면, 아예 부부관계를 접고 사는 부부도 있다.

후자의 경우 남편의 능력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나이 든 아내가 성적욕구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오해해 일찌감치 포기하는 예도 많다.

▲적당한 성생활은 건강에 유익

성적인 흥분은 전신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또 각 장기의 기능을 촉진한다. 즉, 대체로 중·노년기의 섹스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실례로 40~50대 남성들이 한 번의 성관계를 통해 소비하는 에너지는 800m를 전력 질주할 때의 열량과 같다. 고혈압이나 부정맥과 같은 순환기계 질환에 위험인자를 갖고 있지 않다면 중년과 노년기의 성행위는 오히려 건강을 지켜준다.

순환기계 질환자가 과격한 성행위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성행위 시 맥박 수가 두 배로 증가하며, 남성의 사정 시 혈압은 무려 80mmHg이나 더 올라가기 때문이다. 특히 부정맥이 있는 경우 맥박수가 조금만 증가해도 맥박의 리듬이 깨져 심장마비가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남녀가 상반되는 중년 이후 성적능력

성적인 욕구가 없어서,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부부가 성적인 만족감을 느끼지 못해서, 부부관계가 없다면 대부분 아내에게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이는 틀린 생각이다. 남성의 경우 40대가 지나면 정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므로 소극적이 되지만, 여성들은 40대 이후 더 적극적이 된다. 여성은 50~60대가 된다 해도 성적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성적욕구는 남녀 모두 남성호르몬에 의해 지배되며 여성호르몬은 오히려 성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남성 경우 그 욕구를 지배하는 남성호르몬이 40대 이후부터 고환과 부신피질의 위축으로 분비가 감소한다. 그러나 여성은 난소의 기능이 쇠약해지더라도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남성호르몬의 양은 증가하므로 성적으로 더욱 적극적이 된다. 이런 원인으로 40대 이후 섹스에 대한 관심면에서 여성은 더욱 적극적이 되지만 남성은 소극적이 되는 것이다.

▲폐경 후에도 성적욕구는 왕성

여성은 남성호르몬뿐만 아니라 성선자극호르몬에 의해 폐경기가 된 후, 즉 배란 기능이 완전히 정지된 후에도 성욕이 계속 일어날 수 있다. 성욕을 조절하는 고나도트로핀이라는 성선자극호르몬은 폐경기가 된 여성의 몸에도 항상 깊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호르몬의 분비량은 20대 중반에서 정점을 기록한 후 서서히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다가 40대를 기점으로 다시 서서히 증가한다. 이 때문에 여성의 성적욕구는 식욕과 마찬가지로 죽을 때까지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생리 오해로 인한 남성의 직무유기

성에 대한 남녀 차는 확실히 인정된다. 남성들은 40대를 넘어서면서 정력이 떨어져 정력제나 보약 같은 별의별 것들을 다 찾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성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중년 이후의 여성들은 고나도트로핀이라는 호르몬이 지속적으로 분비된다. 이로 인해 중년 이후 여성들은 오히려 성적욕구가 더욱 왕성해질 수 있다. 남성들이여! 이러한 사실을 알고 직무유기 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러한 사실을 깊이 인식하는 일이야말로 무기력하고 침체한 노년기의 성생활을 극복하는 지름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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