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하자 이와 관련해 위생용품 취급업체인 유통업계와 약국이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통업계는 손 세정제와 마스크 등 위생용품의 판매가 눈에 띄고 늘고 있는 반면, 약국은 대부분 환자들이 병·의원으로만 몰리면서 오히려 손님이 줄고 있는 형편이다.

23일 신세계 이마트 포항점에 따르면 이달 손 세정제, 세척제 등 청결용품의 판매는 전년 대비 36%나 늘었으며, 치실 등 구강청결제의 판매도 비슷한 수준으로 신장했다.

이처럼 이마트의 경우 위생용품의 판매가 전국적으로 전년 대비 211% 증가하는 등 그야말로 `눈부신`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품목 규모가 작아 금액으로는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위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르면 내달부터 신종플루 전용 마스크를 수입해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도 손 세정제가 전주 대비 105%, 작년 동기 대비 400%의 높은 판매 증가율을 나타냈으며, 마스크는 전주 대비 140%, 지난해 동기보다 360%나 신장했다.

위생용품 판매 규모가 희박한 백화점 업계 역시 높은 판매 신장이 나타나자 추가 판매량 확보를 검토 중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위생용품을 취급하지 않는 일부 지점에서도 특별 상품전을 진행하는 등 국민적 관심에 호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통업계의 이러한 `위생용품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지역 약국의 실적은 어둡다.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평소 약국을 찾던 가벼운 감기환자까지 모두 병·의원으로 몰리고 있는 까닭이다.

또, 전염을 우려한 사람들이 약국 자체에 대한 출입을 꺼리는 것도 판매 부진에 한몫하고 있다.

대한약사협회 포항시약사회에 따르면 신종플루가 발병한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평균 10~20%의 부진이 예상된다.

포항시 남구 대도동의 한 약국 관계자는 “신종플루가 이슈화되면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피곤하거나 열이 나면 모두 병·의원으로 가고 있어 감기약, 피로회복제 등의 판매가 크게 줄었다”며 “심지어 `혹시나 괜히 약국을 기웃거렸다가 없는 병이라도 얻어갈지 모른다`며 약국 출입을 기피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신동우기자 beat08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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