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미디어법 등에 대한 강행처리 이후,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여야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그동안 이어오던 대치정국을 자제하고 있다.

우선 한나라당은 가급적 정치일정을 자제하고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조문을 이어가는 한편, 민주당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1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당내 최고중진의원들은 회의에 앞서 기립해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묵념을 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오늘 일이 끝나면 우리측 최고중진의원들이 조문을 할 예정”이라며 “어쨌든 현대정치의 한 축인 김 전대통령이 돌아가셔서 우리에게 큰 정치적 손실이고 그동안 줄기차게 신념을 불태우던 남북 평화통일에 한번 더 힘을 모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박 대표는 더 이상의 말은 아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그분은 고난의 시간에서 민주화를 이끌어내셨다”며 “지역갈등, 이념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느냐가 중요하지만 국민통합을 통해 선진국가로 발전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문 분위기를 이어가는 한나라당과 달리,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의 상주 역할을 자임하고 조문객들을 맞이하는 등 장례지원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아버지 같은 분”이라며 애도를 표시하고 “당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차질없이 하겠으며, 장례절차가 끝날 때까지 잘 처신하고 헌신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은 또 소속 의원별로 조를 짜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추모기간 동안 조문객들을 맞기로 했으며 서울역사박물관에 분향소가 마련될 경우 동교동계와 국민의 정부 출신 인사들이 조문객을 맞이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박순원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