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당·서재 등 9동 옛모습 되찾아… 지역유림 `대환영`

복원되는 문경 근암서원의 조감도.
【문경】 자발적 모금운동까지 이뤄지는 등 문경지역 유림의 숙원이었던 근암서원 복원사업이 이달 말 시작된다.

18일 문경시에 따르면 문경지역 최초의 서원이었던 산북면 서중리에 있는 근암서원과 인근 7필지(4천766㎡)에 대한 복원 정비사업이 내년말 완공목표로 이달 말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밝혔다.

시는 서원 복원에 30억원(국비 15억, 도비 4억5천, 시비 10억5천)의 예산을 들여 사당, 전사청, 강당, 내삼문, 동재, 서재, 누문, 관리사 등 모두 9동에 대한 복원을 하며 올해는 기존 건물 철거와 기초토목공사, 각종 설비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강당, 동재, 서재 등 9동을 완전히 복원해 책 보관시설 및 전시시설을 갖춘 장판각과 주차장, 휴게실 등의 편의시설도 조성한다.

서원이 건립되면 국학진흥청과 유림이 보관해 오던 귀중한 고책 300여 권이 제자리를 찾게 되며 7현 배향을 위한 사당을 마련함은 물론 청소년들을 위한 예절전통교육과 시민 대상 한문 프로그램 운영, 유림단체 각종 행사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근암서원의 복원은 지역 유림을 비롯해 뜻있는 지역 인사들의 간절한 숙원이었다.

중종 39년(1544년)에 근암서당으로 창건돼 현종 10년(1669년)에 근암서원으로 개칭했고, 영조 5년(1729년)명륜당 중수에 이어, 고종 5년(1868년)에는 서원철폐령으로 철거됐었다.

이후 근암서원은 아무도 돌보는 사람 없이 100여년 간 방치돼 오면서 현실적으로 지방재정으로는 복원이 어려워 부득이 국비 지원을 수년에 걸쳐 요청해 왔지만 번번이 이뤄지지 않았다.

2006년 1월 교지(敎旨)와 첩지(牒紙) 등 총 843점의 근암서원 소장 유물이 경북도 유형문화재 377호로 지정되고 같은 해 12월에는 지역의 유림과 후손들이 모여 근암서원중건추진위원회(채대진 외 24명)를 발족해 서원복원에 필요한 부지매입을 위해 8천여만원을 모금한 상태여서 이번 복원사업 착수는 지역 유림들에게 큰 희소식이 되고 있다.

지역 유림들은 “근암서원은 우암 홍언충, 한음 이덕형, 청대 권상일 등 덕성이 뛰어난 7현을 배향하고 있다”며 “서원하나 없는 문경지역도 인근 상주나 안동·영주지역 서원들처럼 그 옛날 당당했던 기품과 위용을 되찾게 됐다”고 기뻐했다.

문경시청 엄원식 학예사는 “근암서원이 복원되면 인근의 장수 황씨 종택, 호산춘(도 무형문화재 18호), 석문구곡, 경체정, 주암정 등 다양한 지역의 유교역사유적과 연계할 수 있으며 대승사, 김용사, 윤필암 등 천년고찰인 불교유적과도 연계돼 경북북부지역의 정신문화체험 및 전통교육의 장으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도현기자 dhgo@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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