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아니면 양이 차질 않는다
올림픽 금메달 정신으로 뛸 터”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격이지만 한마디 하겠습니다.” 3일 오전 9시 한국관광공사 지하 1층 강당.

관광공사를 이끌어갈 새 사장의 취임식에 모인 100여 명의 공사 임직원들은 연방 폭소를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이참 신임 사장이 보인 파격적인 행보 때문이었다.

23대인 이 사장의 이날 취임식은 딱딱하고 엄숙했던 이전의 취임식과 비교할 때 분명히 달랐다.

이 사장은 관광산업의 문제점을 거론하기에 앞서 “이 자리에서 관광산업의 문제점을 말하면 `공자 앞에서 문자 쓰고,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격`이지만 몇 가지만 지적하겠다”며 임직원들의 양해를 구했다.

순간 폭소가 터져 나왔고, 다소 어색했던 초반의 분위기는 자연스러워졌다. 이 사장은 한국의 관광산업을 선진형으로 도약시키려면 `올림픽 금메달 정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다른 나라는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도 환호하지만, 한국은 금메달이 아니면 안 된다. 우리는 1등이 아니면 양이 차질 않는다. 직성이 안 풀린다”고 말해 다시 한번 좌중의 폭소를 유발했다. 이 사장은 한국 관광을 홍보하는 전도사로 뛰겠다면서 갑자기 안동 얘기를 꺼냈다. 그는 “오늘 취임식만 아니면 안동에 가려 했다. 방한 중인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안동 관광을 하는데 직접 가서 관광 안내원을 하고 싶었다”며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시 대통령을 마다하고 여러분을 만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해 또 한차례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 사장은 취임사를 끝내자마자 사회자를 대신해 이원형 신임 감사를 직원들에게 직접 소개하면서 박수를 요청하는 파격을 선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