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유두종 바이러스, 자궁경부암 원인 70% 차지

조치흠 교수 (계명대 동산병원 산부인과)
병 진행시 골반·하복·허리 통증 유발

예방 백신으로 감염 막는 것이 최우선

자궁경부암은 세계적으로 여성 암 사망률 2위이며, 매년 4천-5천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최근엔 30대와 20대 연령층까지 증가추세에 있어 예방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 자궁경부암

자궁경부암은 자궁과 질이 만나는 자궁경부에 암이 생기는 것으로,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그러나 병이 진행되면 약간의 하혈(질 출혈)을 보이다 점차 출혈이 심해지고, 자궁 주위 조직으로 퍼지면서 골반통, 하복통, 허리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더 심해지면 자궁 앞뒤에 있는 방광과 직장까지 침범해 혈뇨나 혈변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수술이나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한다.

▲ 자궁경부암의 원인,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에 의해 발생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현재까지 약100여종이 알려져 있으며 이중 약 40여종이 항문생식기에 관련된다.

암을 주로 만드는 바이러스는 고위험군 15종에 의해 발생한다. 고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 중 악성종양 발생에 가장 중요한 것이 16번, 18번 바이러스인데 전체 자궁경부암 환자의 원인 중 70%를 차지한다.

한국여성의 경우 인유두종 바이러스 16번과 18번 다음으로 58번이 많이 나타나 다른 선진국들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16번과 18번에 대한 백신은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 지역에서 70~80%의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가능성이 높다.

실질적으로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감염은 일시적이며, 특별한 치료 없이도 90%는 1~2년 안에 없어진다.

그러나 고위험 바이러스가 수개월에서 1년 이상 2번 이상 발견되면 자궁경부 상피세포에 이상이 생길 수 있고, 더 심해지면 암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때문에 자궁경부암은 감염되기 전에 미리 예방 접종해 감염을 막는 것이 최선이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세포진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이 최선이었지만 최근 원인을 찾음에 따라 자궁경부암의 예방이 가능해졌다.

자궁경부암은 다른 암과 달리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주원인이기 때문에 예방 백신을 통해 고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재 `가다실`과 `서바릭스`라는 두가지 종류의 예방 백신이 개발되어 국내외 시장에서 시판중이다. 지금까지 백신의 효과는 자궁경부암을 80% 예방하는 수준으로 되어있다.

백신은 세차례 접종해야 하는데 가다실의 경우 첫 접종 후 2개월, 6개월째, 서바릭스는 첫 접종 후 1개월, 6개월째 각각 2차, 3차 접종하면 된다.

효과의 지속은 30년 정도로 보고하고 있다. 또 임산부에겐 백신 접종을 권하진 않지만 백신 접종 기간 중 임신을 해도 임부나 태아에 나쁜 영향을 미치진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대체로 남은 백신 접종을 출산 후로 연기해 맞도록 권유하는 게 보통이다.

접종 연령은 처음에는 9~26세로 권고하였으나 최근에는 45세까지 접종 연령으로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예방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20여 종류에 달하는 다른 고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있기 때문에 이들에 의한 자궁경부암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있는 만큼 나머지 가능성에 대비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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