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별 이 영일고 1
고등학교에 입학한지 벌써 2개월이 지났다. 봉사활동도 3번이나 갔다 왔다. 처음 봉사활동은 봉사활동이 아닌 체험학습이었고, 두 번째 봉사활동도 사실 청소만 하다왔지 제대로 봉사를 한 것 같진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양로원에 간다고 하니, 왠지 제대로 봉사활동을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이 때 까지 양로원에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사실 약간 두려운 마음도 있었고 기대되는 마음도 있었다. 나는 어른들께 싹싹하고 어리광피우는 편이 아니라서 사실 할머니들과 말을 하게 되면 어색할 것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늘마음은 구룡포에 위치해 있었는데,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니 외딴 마을에 하늘마음이 있었다. 십자가도 있고 약간 교회같은 분위기가 들었기 때문에 나는 마음이 편안해 질 수 있었다. 일단 우리는 아이들을 나눠서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는데 나와 시은이, 유라, 효정이, 새름이, 수진이는 2층을 청소하기로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에 올라갔다. 아마도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몸이 불편하시기 때문에 2층에 올라가는 데도 엘리베이터를 타야 된다고 생각했다. 안내해 주시는 직원분을 따라 우리는 우선 각자 청소기, 걸레를 들고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며 청소를 하였는데 내가 청소기를 밀면 몇몇 아이들은 걸레로 바닥을 닦았다.

그런데 유난히 지금도 생각이 남는 할머니가 있었는데, 그 할머니는 복도에 머리를 내밀고 누워계셨다. 그 할머니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참 편안하다고 느꼈었다. 정말 편하게 누워계셨다. 그런데 우릴 보더니 소리를 지르셨다. 처음엔 서로 무슨 말 인지 몰라 당황을 했지만 잘 들어보니 방문을 닫아달라는 얘기였다. 몸이 불편하셔서 창문을 못 닫으실 것을 생각하니 정말 마음이 아팠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 할머니는 치매에 걸리셨다고 한다. 치매에 걸리면 아이로 돌아 간다는 게 정말 인 것 같았다. 자꾸 우리를 보시고 소리를 지르셨다. 겁이 나서 일부러 피하기도 해서 죄송하기도 했다.

그렇게 청소를 마치고 우리는 화장실 청소를 하게 되었는데, 나와 유라가 같이 청소를 하게 되었다. 우리는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화장실이 깨끗하다고 얘기를 하다가 하지만 우리 부모님은 절대로 이런 시설에 보내지 않을 거라고 얘기를 했다. 사실, 그 곳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정말 한가롭다 못해 적적해 보이셨다. 텔레비전을 보고 계시는 할머니들도 계셨지만, 대부분의 노인분들은 누워있거나, 가만히 앉아 계시는 게 전부 였다. 우리가 처음 할머니를 만났을 때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했을 때 그 분들은 아무런 대답도 미동도 없었다. 정말 일상이 지루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측은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여러 얘기를 하면서 화장실 청소를 끝내고, 각자 덥고 계시던 이불을 걷어 들여 털어드렸다. 이불이 정말 무거웠지만 상쾌한 바람과 뜨거운 햇빛에 이불을 터니 기분이 정말 상쾌했었다. 우리는 이불을 털고 약간의 휴식시간을 얻었다. 더운 줄 알았던 날씨가 바람도 상쾌하고 정말 시원했었다. 그리고 다시 청소를 시작했다. 다음 할 일은 방에 있는 개인 물병을 씻고 물을 새로 받는 것이었는데 통마다 이름과 호실이 적혀서 있어서 인상 깊었다. 함께 따라오신 두 명의 교생 선생님들과 함께 물병들을 가지고 1층에 내려갔다. 물통을 씻은 다음 소독기에 넣고 소독을 시켰다. 물통에 물을 채운 다음 2층으로 다시 올라가 제자리로 놓은 뒤, 우리는 1층에 앉아 계신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갔다.

아이들과 함께 노래도 부르고 몇몇 아이들이 나가서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니 정말 즐거우신 듯 하였다. 손뼉도 같이 쳐 주시고 웃는 모습을 보니 괜시리 기분이 좋았었다.

그렇게 3시간이 지나 12시 쯤 우리는 버스를 타고 학교로 돌아왔다. 떠나올 때 정말 몇 달 뒤에 올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찡했었다. 저 분들이 그 때 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셨으면 좋겠고, 다음에 하늘마을에 봉사활동을 올 때에는 치매 걸리신 2층의 할머니에게 일부러 피하지 않고 말도 걸어드리고 얘기도 해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정말 힘든 일은 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로 보람찬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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