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골프대회

모두가 숨죽이며 지켜보던 18번홀(파4) 그린. 신중하게 라인을 살피던 지은희(23·휠라코리아)가 퍼터를 들었고 볼은 거짓말처럼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미키 마우스` 지은희가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US여자오픈골프대회에서 역전극을 펼치며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순간이었다.

지은희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베슬리헴의 사우컨밸리 골프장 올드코스(파71·6천740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18번홀(파4)에서 6m짜리 버디 퍼트를 홀에 떨어뜨리며 캔디 쿵(대만), 크리스티 커(미국)와 벌였던 숨막히는 3파전에 종지부를 찍었다.

선두에 2타차로 뒤진 채 4라운드를 맞은 지은희는 막판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이븐파 71타를 적어내 합계 이븐파 284타로 경기를 먼저 끝내고 연장전을 기다리고 있던 쿵(1오버파 285타)을 1타차로 따돌렸다.

2007년 조건부 출전권을 받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뛰어든 지은희는 지난 해 6월 웨그먼스LPGA대회 우승으로 미국 본토에 이름을 알렸고 두번째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차지하는 감격을 누렸다. 우승 상금은 58만5천달러.

지은희는 박세리(32), 김주연(28), 박인비(21·SK텔레콤)에 이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네번째 선수가 됐다.

3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올해도 맹위를 떨치고 있는 한국군단은 작년 박인비에 이어 2년 연속 US여자오픈 우승컵을 가져왔다.

지은희의 우승으로 한국군단은 올 시즌 처음 메이저 우승컵을 수집하면서 시즌 통산 6승을 합작했다.

김인경(21·하나금융)도 뒷심을 발휘하며 한 때 공동 선두까지 올라갔지만 마지막 홀에서 1타를 잃어 아쉽게 공동 3위(2오버파 286타)에 머물렀다.

이밖에 최나연(22·SK텔레콤)과 배경은(25), 박희영(22·하나금융)이 공동 9위(5오버파 289타)에 오르는 등 우승자 지은희를 포함해 한국 선수 5명이 톱10에 진입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 달 US여자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에서 우승한 송민영(20)은 12위(6오버파 290타)를 차지해 아마추어 선수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신지애(21·미래에셋)는 한국 무대에서 단짝이었던 안선주(22·하이마트)와 함께 공동 13위(7오버파 291타)에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