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사회기부 활동을 맡게 될 재단법인의 명칭이 `청계(淸溪)`로 최종 결정됐다.

송정호 전 법무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재단법인 설립 추진위원회는 당초 법인 명칭으로 △이 대통령 모친의 이름을 딴 `태원(太元)` △이 대통령의 아호인 `청계(淸溪)` △이 대통령의 또 다른 아호 `일송(一松)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의 이름을 조합한 `명윤(明潤)` 등을 검토했으나 이 대통령과의 협의를 거쳐 청계로 최종 결정했다.

다만 영문명은 `청계`라는 이름이 외국인이 발음하기 쉽지 않고 의미를 설명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Lee Myung-bak & Kim Yoon-ok Foun dation`(약칭 Lee & Kim Foun dation)으로 하기로 했다.

재단 이름으로 낙점된 `청계`는 이 대통령에게 큰 의미가 있는 명칭이라는 게 핵심 참모들의 전언이다.

이 대통령에게 `청계`라는 아호를 만들어 준 인물은 `초서의 달인`으로 불리는 서예가 취운(翠雲) 진학종 선생.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장인인 고(故) 진의종 전 국무총리(1995년 작고)의 동생이다. 취운 선생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절 청계천 복원사업을 시작하기 전 “물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면서 초서체로 `청계`라는 한자 휘호를 만들어줬고, 이 대통령은 이때부터 이를 아호로 쓰게 됐다는 후문이다.

공교롭게도 이후 이 대통령은 청계천 복원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현대그룹 시절 `샐러리맨 신화`에 이어 `청계천 신화`를 만들었고, 결국 이를 교두보로 삼아 `대권신화`까지 일궈냈다.

`청계`는 또 이 대통령이 젊은 시절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케 한 인연이 있는 단어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노점상을 하면서 포항 동지상고 야간반을 졸업한 이 대통령이 가족들과 함께 서울로 이사한 뒤 대학입학을 결심하고 찾은 곳이 바로 청계천이었기 때문. 서울로 이사온 뒤에도 온갖 잡일을 하면서 `고졸`보다는 중퇴를 하더라도 `대학` 경력을 갖는 게 취직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에 대입을 준비한 이 대통령은 청계천 헌책방에서 헐값에 참고서를 구입해 틈틈이 공부를 시작했고 결국 고려대 상대에 합격해 성공신화를 써나가기 시작했다.

이같은 일화는 이 대통령이 이번에 사회에 기부한 재산을 주로 장학사업에 활용키로 한 것과도 무관치 않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