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우승 이상 없다”(수원) vs “징크스를 깨고 우승하겠다”(부산).

윤성효 수원 삼성 감독과 황선홍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2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릴 2010 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만나 서로 우승컵의 주인이라며 맞불 설전을 펼쳤다.

윤성효 감독과 황선홍 감독은 6일 오후 종로구 신문로 축구협회 로비에서 열린 대진 추첨식 및 미디어데이를 겸한 행사에서 돈독한 선후배 사이임을 강조하면서도 결승전에서 상대를 반드시 꺾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마음껏 내보였다.

먼저 지난해 FA컵 우승팀인 수원은 대회 2연패 달성으로 주춤한 팀 분위기를 다시 일으키겠다는 심산이다.

윤성효 수원 감독은 “비록 부산의 홈구장에서 경기를 갖게 됐지만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을 줄 안다”며 FA컵 우승컵을 이미 두 번 들어본 수원이 이길 수밖에 없다고 자신했다.

일방적인 부산 홈팬의 응원이 부담스러울 것 같지 않냐는 질문엔 “내가 부산에서 초.중.고교를 나와 아마 수원팬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우스갯소리를 곁들이는 여유도 보였다.

이에 황선홍 부산 감독은 다소 진지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부임한 이후 한 번도 수원을 이겨보지 못했다. 그 징크스를 이번에는 깨고 싶다. FA컵 결승에서 수원을 만나고 싶다는 소원이 이뤄진 만큼 꼭 이기겠다”는 황 감독의 다짐엔 오래 묻어둔 한(恨)이 묻어났다.

부산의 `수원 징크스`는 기록상으로도 확연히 눈에 띈다. 2004년 8월 이후 수원과 12번 홈에서 맞붙었지만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하고 5무7패를 기록한 것.

부산은 올해 들어서도 수원과 두 번의 경기에서 1무1패를 거둬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이어갔다.

부산의 주장 박진섭 역시 결승전을 앞두고 “수원 징크스를 꼭 깨겠다”며 그간 벼르고 벼른 심정을 토해냈다.

수원은 애초 목표였던 정규리그 6강 입성이 사실상 물 건너간 만큼 눈앞에 보이는 FA컵 우승 타이틀에 목 마른 상태다.

윤성효 감독은 “황선홍 감독의 소원대로 우리와 맞붙게 됐으니 물러섬 없이 맞서겠다”며 “비록 강민수와 양상민이 경고 누적으로 못 나오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조원희가 있다. 결승전까지 2주간의 휴식기간이 있는 만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준결승에서 연장전 혈투 끝에 승리해 약속대로 짜릿한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선보인 황선홍 감독은 “결승전 승리 세리머니는 우승컵을 부산 팬들에게 선물하는 것”이라며 “예전부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나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반드시 우승해 ACL 티켓을 잡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