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계식 現重 부회장 “2단계 사업 시기 놓쳤다”

“경제적 측면 고려 투자 나설 것”

현대중공업의 포항 영일만항 배후공단 2단계 투자사업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사업시기를 놓친 부분에 대한 포항시의 책임론이 일고 있다.

15일 포항지역 정재계, 사회단체들의 항의성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임대료의 경우 대불공단 수준(평당 1천626원)으로 공문을 보낸 것은 양보할 수 없는 마지막 선이 아니다”고 추가협상의 여운을 남겼지만 투자양해각서(MOU) 이행과 관련해서는 “지난 일이지만 포항시와 현대중공업 양측 모두 필요한 시기를 놓쳤다”고 말해 2단계 사업의 백지화를 사실상 확인했다.

민 부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현대와 포항시 모두 2단계 투자사업과 관련해 적극적이고 밀도있는 협의를 거치지 못했으며 대규모 경제사업 특성상 시의성이 중요한 판단에 포항시가 소홀한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돼 포항시의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공동대표인 최길선 사장도 “포항은 전문기술인력이 부족해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따르고 기반시설도 열악하며 각종 민원, 건설노조문제 등 기업하기에 여건이 좋지 않다”며 부정적인 의사를 밝힌 뒤 “앞으로 경제적 측면을 고려해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민 부회장의 입장과 맥을 같이 했다.

특히 현중 측은 “50년간 연 임대료가 평당 1천626원인 전남 목포 대불산업단지 수준에 10만평을 임대해 줄 것”을 요구하며 “향후 투자의 여력이 많은 만큼 여건에 따라 투자할 수도 있으며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다”고 여운을 남기는 등 철저한 경제논리를 바탕으로 협상에 임했다.

반면, 이날 포항시의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문제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논의할 ‘추진실무협의회’를 구성토록 하고 기술인력 수급, 후생복지 문제 등 기업 인프라 미비점에 대해서는 검토 후 지원여부를 결정키로 서로 협의했다”며 항의방문에 대한 성과를 내놓아 대조를 보였다.

현대중공업 방문은 2005년 11월 포항시와 체결했던 18만5천평 2단계 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의 즉각적인 이행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서 포항시의회 박문하 의장 등 포항시의원을 비롯해 포항상공회의소 최영우 회장 등 회장단, 포항지역발전협의회 이대공 회장 등이 동행했다.

/안창한기자 chah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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