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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강아지와굽은 허릴 이끌고꼭두새벽부터 나와 서성이는 노인과풀씨를 쪼아대는 참새들이한 줄로 서 있다문득, 산모퉁이를 돌아기차 바퀴 소리가 들려오자동시에 그곳을 향해휙 고개가 돌아간다 우린 때로 그리움으로 하나가 된다이젠 기차가 정차하지 않는 시골역. 버려진 역 앞에 버려진 이들이 보인다. “길 잃은 강아지”와 굽은 허리로 새벽부터 나와 서성이는 노인.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역이기에 참새들은 이제 “풀씨를 쪼아”댈 뿐이다. 하나 이들 모두 좋았던 시절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역을 지나쳐버리는 기차의 “바퀴 소리”에,
시
등록일 2024.04.11
게재일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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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혼잣말이 어딨어요 지금 없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고, 여기 없는 사람에게 하는 말일 뿐이요 (중략) 미처 못 한 말이고,차마 못 한 말이고,이제야 하는 말이고,아직인 말일 뿐이요둘이 멀리서 하는 말이 어떻게 혼잣말이겠어요 아직 가는 말이고,아직 오는 말이고,아직 만나지 못한 말일 뿐이죠시가 말하듯, 사실 혼잣말은 없다. 혼잣말 역시 누군가에게 하는 말
시
등록일 2024.04.10
게재일 20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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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면 땅은 몸에 박힌 발자국을 밀어낸다./ 발자국이 향하고 있는 끝에/ 네가 있다. (중략) 나는/ 나무가 되지 못하고/ 고라니가 되지 못하고/ 별도 아니어서/ 네가 있어/ 제자리에서 발만 구르며 끝을 바라볼 뿐인데그건 병든 몸을 바라보는 신비주의자의 믿음이라고/ 저 빈 하늘/ 저 차가운 하늘/ 가득 새 한 마리/ 제 그림자를 움켜쥐고 날아가자/ 어둠이 눈발처럼 날리기 시작한다. 이제는 착하게만 살 뿐./ 쓸 뿐./ 살아내 써낼 뿐.‘엠페리파테오’는 성경에 나오는 헬라어로, (하나님이) 순시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시인은 종교적
시
등록일 2024.04.09
게재일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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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나라로 들어갈 수 있는 여권, 세상이 무서워 어깨동무하고 우우 몰려다니는 노랑, 노랑은 징검다리, 바람 속에서 따뜻했다 아직 삐딱한 사춘기의 표정은 도착하지 않았다 숙성되어 채도 낮은 골드까지 가려면 시간의 긴 늪과 오솔길을 건너야 하고, 이제 봇짐 속에 놓치거나 잃어버린 골목을 점검하며 수시로 방향을 바꾸며 길을 떠나야 하리라 지금 이곳에서부터 저 쨍하게 밝은 날들이 뼈마디 욱신거리는 곳곳마다 스며들어 부드럽게 힘차게 늙어가기를갓 핀 개나리는 어깨동무 한 어린이처럼 보인다. 나이 든 시인도 개나리를 보며 어린이처럼 마음이
시
등록일 2024.04.08
게재일 2024-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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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북구보건소가 올해 건강마을로 지정된 기북면, 송라면을 직접 찾아가 ‘어르신 맞춤형 AI 기반 건강 관리 사업’을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AI·IoT 기반 어르신 건강관리 사업’은 기존 방문 건강관리사업에 ICT 기술을 접목해 건강증진 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지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가정에서 지속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사업대상자는 65
건강
등록일 2024.04.07
게재일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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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식사란 무엇일까요? 배고픔을 충족시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한 끼 ‘때우는’ 식의 식사는 영양 불균형을 비롯해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혈관건강의 지표인 혈당을 잡으려면 건강한 식사가 기본입니다.겨울뿐 아니라 봄, 가을 환절기에는 심뇌혈관계 질환 위험이 커집니다. 2019년 세계 질병 부담(Global burden of disease) 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높은 혈압, 흡연, 영양 불균형, 높은 혈당이 있습니다. 이 중 혈관합병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혈당입니다. 20
건강
등록일 2024.04.07
게재일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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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위에 돌을 얹고 그 위에 또 돌을 얹어궁극으로 치닫는 마음 마음위에 마음을 얹고 그 위에 또 마음을 얹어허공으로 치솟는 몸 (중략)조그만 돌멩이를 주워마음의 맨 꼭대기에 올려놓았다.태어나기 전의 돌탑을 태어난 이후에도 기다렸다. 한곳에 머물러 오래 기다렸다. 돌멩이가 자랄 때까지돌탑이 될 때까지사찰에 가면 사람들이 차곡차곡 얹어놓은 돌을 볼 수 있다. 시인은 깊은 마음과 생각으로 이 돌 위에 또 하나의 돌을 얹는다. 시에 따르면, 이 돌들은 “궁극으로 치닫는 마음”인 것, 그 마음들은 허공 위로 한 층 한 층 얹히며 탑을 이루는
시
등록일 2024.04.07
게재일 20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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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가장 소중한 생각들은 세상에는 낯설어, 나 그것들을 조금이라도 표현한다면 세상에 낯설게 비친다. 그러나 만일 나 그것들을 완전히 표현한다면, 그것들은 세상에 두루 통하는 것이 될 수 있을 거다.아! 나 그럴 수 있는가? 그것들은 내게도 낯설어 보인다 나 자신에게도. 나 분명히 말했다: 가장 소중한 것들이라고…. 개념들, 그리고 말들, 그리고 말들, 그리고 개념들을 참조하는 일련의 (괴상한) 것들.20세기 프랑스 시인 퐁주의 시. 생각을 언어로 어떻게 정확히 표현할 수 있을까. 시인은 이 문제로 골치를 썩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시
등록일 2024.04.04
게재일 202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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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만 한 수고로움이 어디 있으랴평생을 그리워만 하다지쳐 끝날지도 모르는 일 마음속 하늘치솟는 처마 끝눈썹 같은 낮달 하나 걸어 두고하냥 그대로 끝날지도 모르는 일 미련하다수고롭구나푸른 가지 둥그렇게 감아 올리며불타는 저 향나무우리가 사랑을 확인하는 것은 사랑하는 이와 이별해 있을 때 아닐까. 사무치는 그리움이 사랑을 확인케 하는 것, 그래서 “사랑만 한 수고로움이 어디 있으랴”라는 시인의 말이 정곡을 찌르는 느낌이다. 그리움은 저 “눈썹 같은 낮달”을 “마음속 하늘”에 걸어두고 하염없이 바라보는 일이니. 이 ‘사랑-그리움’을 몸으
시
등록일 2024.04.03
게재일 20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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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끄려고 음악을 틀었다 수요일인 줄로 알고 목요일을 보냈다 비가 온다는 걸 안 뒤에야 우산을 샀다 풍경이 나보다 먼저 흐르고나는 몇걸음 뒤처져 따라갔다늦은 나이에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내 안의 미움을 웃음으로 번역하는 매일매일 무슨 말을 하는데 자꾸만모르는 목소리가 들려요세상과는 영 입 모양이 맞지 않았다우리들 대부분은 세상과 “입 모양이 맞지 않”은 채 살지 않는가. 우리 역시 위의 시의 화자처럼 세상과 맞추기 위해 외국어 번역하듯이 “미움을 웃음으로 번역”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것 아닐까. 필자 역시 “생각을 끄려고 음
시
등록일 2024.04.02
게재일 202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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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시로 할 수밖에 없는 것. 시의 말로 약속 잡고결국 더 시선을 건드리지. 그런 음지(陰地)지. 사랑은시간의 공간이어서잔 이별마저 시로 돌아보는 거야.너는 내게 눈웃음 짓는다,나무 의자 수리하는 시인같이.그런 시는 도대체 무슨 눈길일까? 퇴고할 수 없는, 그래,나를 응시하는 너 말고 이 세상에누가 더 낯선 시인가?위의 시에 따르면, 시는 사랑의 속성을 가졌다. 시는 사랑의 언어적 표현이다. 시는 사랑하는 너의 나에 대한 ‘눈웃음’ 띤 응시를 마주하면서 풀려나온다. “도대체 무슨 눈길”인지 모를 너의 눈웃음에 발동되는 사랑은,
시
등록일 2024.04.01
게재일 202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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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는 최근 서대구역 서한이다음더퍼스트아파트를 제2호 공동주택 금연구역(이하 금연아파트)으로 지정했다.서구는 지난달 31일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 제5항에 따라, 금연아파트를 추가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간접흡연의 유해환경으로부터 구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여 구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함이다.지난해 7월 서구는 이편한세상두류역 아
건강
등록일 2024.03.31
게재일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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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간호사회는 지난달 28일 대구 호텔인터불고에서 2024년도 제77회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이날 총회에는 경상북도교육청 임종식 교육감, 정미경 대구경북조산사회장, 경북간호사회 구본순·오현숙·박성순·고순희·신용분 전임 회장과 회원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총회는 국민의례, 한국간호사 윤리선언 낭독, 개회사, 시상, 건의문 낭독, 결의문 채택, 특강, 대의원 총회, 의안심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이날 경북간호사회는 ‘간호법제정 원년-간호돌봄 체계 구축과 보편적 건강보장 실현’을 위해 간호법은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건강
등록일 2024.03.31
게재일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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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남구보건소가 최근 포항시 가족행복센터 및 송도솔밭에서 포항시민 50명을 대상으로 ‘걷기路(로) 맨발路(로) 건강찾기’ 프로그램을 열었다.‘걷기路 맨발路 건강찾기’ 프로그램은 포항시 그린웨이 프로젝트를 통해 조성된 맨발路 30선을 일상 속 맨발걷기 실천으로 유도하고, 지속 가능한 녹지 생태도시, 건강도시 포항 만들기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포항 시민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3월부터 10월까지 포항시 가족행복센터에서 매달 넷째 주 목요일에 진행된다. 이번 교육은 맨발걷기의 올바른 자세, 효과 등에 대한 이론 교육과 현장 실습을
건강
등록일 2024.03.31
게재일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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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짐승은/ 동굴 깊이 숨는다일 년이 간다/ 십 년이 간다상처는 깊었지만/ 깊은 만큼 깊이 숨어/ 겨우 아문다그런데 나가는 길을 잃는다/ 나갈 수가 없다길을 잃은 상처는/ 다시 도진다깊이 숨은 만큼 깊게 도진/ 상처가/ 벽을 긁는다예술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위의 시에 따르면, 상처가 아물도록 들어간 동굴에서 나가는 길을 잃은 이들이, 상처가 도져 벽에 무엇인가를 긁는 데서 예술은 시작된다. 하여 최초의 예술은 벽화였다. 깊이, 오래 숨을수록 상처도 깊어지고 벽화 역시 깊어질 터, 그런데 예술의 주체는 상처 입은 자가 아니라
시
등록일 2024.03.31
게재일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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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덩이를지나온 기왓장그 불기운을 빨아올려야겠다고대웅전 기와지붕 위에서 풀들이 자란다뿌리가 들린 生은불기운을 먹고 자란다그러나,저 허공에 떠 있는풀뿌리의 힘으로부처의 이마엔 주름이 없다시인은 뜻밖의 발견을 해준다. 위의 시는 기와지붕 위에 펼쳐진 풀들이 “불기운을 먹고 자란다”는 발견을 보여준다. “불구덩이를/지나온 기왓장” 속에 보존되어 있는 불기운. 뿌리 들린 존재자들은 자신의 ‘풀뿌리’를 이 불기운에 대면서 “허공에 떠” 살아가는 것, 허공 위로 타‘오르는’ 것이 불이기 때문이리라. 이 “풀뿌리의 힘”이 부처의 이마에 주름을
시
등록일 2024.03.27
게재일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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